20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탁구 여자 단식(CLASS3)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윤지유. 사진=공동취재단
결승을 앞두고 상대의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한 번도 맞붙어본 적 없는 낯선 상대였기에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치밀한 분석은 완벽한 승리로 이어졌다. 한국 장애인탁구의 간판 윤지유(26·성남시청)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윤지유는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APG) 탁구 여자 단식(스포츠등급 CLASS 3) 결승전에서 황즈루이(중국)를 게임 스코어 3-0(11-7, 11-3, 11-4)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이로써 윤지유는 지난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단식 2연패에 성공했다. 첫 게임을 11-7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한 그는 이후 두 게임에서 상대에게 단 7점만 내주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완승 뒤에는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 앞선 준결승에서 완승을 거두고 먼저 경기를 마친 윤지유는 같은 시간 열린 황즈루이의 준결승 경기를 직접 관찰했다. 황즈루이는 한국의 베테랑 이미규(38·울산장애인체육회)를 게임 스코어 3-2로 꺾고 결승에 오른 선수다. 경기를 마치고 옷까지 갈아입었던 윤지유는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와 황즈루이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며 상대의 특징을 파악했다.
20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탁구 여자 단식(CLASS3)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윤지유. 사진=공동취재단
경기 후 윤지유는 "상대 선수가 국제 무대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신예라 한 번도 붙어본 적이 없었다. 결승전 상대가 될 수도 있으니, 전력 분석 차 궁금해서 경기를 지켜봤다"며 "나름대로 상대가 저랑 좀 (상성이) 맞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황즈루이는 윤지유가 과거 고전했던 중국의 쉐지안을 꺾고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윤지유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쉐지안이 '이 선수에게 어떻게 졌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경기를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낯선 상대의 기세에 위축되기보다, 자신이 분석한 것을 토대로 자신의 경기력을 믿고 승부를 펼쳤다.
이날 경기장에는 특별한 응원단도 찾아왔다. 윤지유의 소속팀인 성남시청의 김은지 코치와 그의 남편이었다. 두 사람은 성남시청 소속 장영진과 윤지유를 위한 특별한 응원 플래카드까지 준비해 관중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쳤다. 윤지유도 경기 도중 관중석에 걸린 플래카드를 발견하고 더 힘을 냈다는 후문이다. 그는 "아무리 일본이 가깝다고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응원해 주는 건 쉽지 않다. 항상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20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탁구 여자 단식(CLASS3)에서 우승 확정 후, 김은지 성남시청 코치가 제작한 플래카드를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지유(오른쪽)와 김민 대표팀 코치. 사진=공동취재단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윤지유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남은 대회에서는 여자 복식과 혼합복식 금메달까지 노린다. 여자 복식에선 항저우 대회 3관왕 서수연(40·광주광역시청)과, 혼합복식에선 김현욱(31·경기도장애인체육회)과 호흡을 맞춘다.
앞서 서수연은 "복식은 나 때문에 결과가 안 좋을까 봐 마음의 짐이 크다"며 선배의 책임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윤지유는 "서로 맞춰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웃더니 "부담은 딱히 없다.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지유가 바라보는 더 큰 목표는 따로 있다. 바로 2028 로스앤젤레스(LA) 패럴림픽 개인전 금메달이다.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던 그는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고자 한다.
윤지유는 "항저우 대회 이후 파리 패럴림픽도 있었고, 훈련량도 더 많이 가져갔다.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LA에 가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는 게 제일 큰 목표다. 항상 (패럴림픽) 결승에 가서 미끄러지는 게 아쉬웠는데, 더 성장해서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