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명사수' 조정두(39·BDH파라스)가 대회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곧 태어날 둘째 아들에게 금메달을 안기겠다던 약속도 완벽하게 지켜냈다.
조정두는 20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41.3점을 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금메달로 한국 장애인 사격은 2014년 인천 대회 서영균의 동메달 이후 12년 만에 이 종목 메달을 획득하는 동시에, 역대 최초로 개인전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조정두. 사진=공동취재단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조정두가 기록한 241.3점은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 당시 나온 종전 기록(238.6점)을 2.7점 경신한 대회 신기록이다. 지난달 창원 세계선수권에서 세계신기록(244.4점)을 세웠던 그는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하며 세계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정작 본인은 경기 후 대회 신기록 소식을 전해 듣고서야 놀란 표정을 지으며 "기록은 최선을 다하다 보면 따라오는 결과라 신경 쓰지 않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조정두에게 이번 우승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파리 패럴림픽과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르고도 유독 APG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던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없어 늘 마음에 걸렸는데, 마침내 목에 걸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특히 이번 메달은 다음 달 11일 세상에 나올 둘째 아들 '따봉이'를 향한 선물이다. 그는 2024년 파리 패럴림픽 당시에도 첫째(태명 띠용이) 출산을 코앞에 두고 금메달을 딴 바 있다. 두 아이 모두 출산을 앞둔 만삭의 아내를 두고 대회에 나선 셈이다. 태명의 유래를 묻자 "아내가 직접 지었다. 내가 낸 아이디어는 퇴짜를 맞았다"고 웃은 그는 "늘 만삭인 아내 곁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고 고맙다. 빨리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 가족들을 안아주고 싶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조정두. 사진=공동취재단
대표팀 동료 서훈태(경기도장애인체육회)와의 유쾌한 선의의 경쟁도 원동력이 됐다. 전날 서훈태가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SH2)에서 한국 선수단 1호 금메달을 따내자 내심 긴장했다는 그는 "훈태 형과 늘 메달 내기를 하는데, 형이 먼저 따서 불안했다. 오늘 금메달을 따서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개인전 숙원을 푼 조정두의 시선은 이제 다관왕을 향한다. 그는 22일 혼성 50m 권총, 23일 혼성 25m 권총(이상 SH1)에 연이어 출격한다. 조정두는 "이번 대회 최종 목표는 2관왕"이라며 "주종목인 50m 권총에서도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