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다져온 단단한 신뢰가 벼랑 끝 승부에서 값진 역전극을 완성했다. 한국 장애인 대표팀의 최고령 김옥금(66·광주광역시청)과 박홍조(43·서울시청)가 아시안패러게임 혼성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김옥금·박홍조 조는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양궁 W1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천멍칸·장샨신 조를 슛오프 접전 끝에 세트 점수 5-4(36-34, 34-36, 33-34, 37-36, <슛오프> 17-15)로 제압했다.
이날 혼성 단체전은 두 선수에게 물러설 수 없는 무대였다. 앞서 열린 남녀 복식에서 나란히 메달 획득에 실패한 데다, 박홍조는 대회를 앞두고 교통사고로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는 악재까지 겪었다. 릴리스를 잡을 때 강한 힘이 실리는 부위였으나 통증을 감내하며 사대에 섰다.
결승전 흐름 역시 순탄치 않았다. 1세트를 36-34로 챙기며 출발했으나 2·3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세트 점수 2-4로 궁지에 몰렸다. 한 세트만 더 내주면 준우승에 그치는 상황에서 맞이한 4세트, 김옥금과 박홍조의 첫 두 발이 나란히 라인에 걸쳤다. 판독 끝에 두 발 모두 9점으로 인정되면서 37-36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김옥금-박홍조 조. 사진=공동취재단
양 선수는 평소 루틴을 잃지 않으려 마인드컨트롤에 집중했다. 마지막 한 발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첫 발을 쏘듯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고, 이어진 슛오프에서 중국이 6점과 9점으로 흔들린 틈을 타 9점과 8점을 침착하게 과녁에 꽂으며 17-15 승리를 확정지었다.
두 선수의 인연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패러게임 은메달 합작부터 시작해 8년째 이어지고 있다. 23살이라는 나이 차에도 김옥금은 든든한 파트너로서 박홍조를 깊이 신뢰했고, 박홍조 역시 팀에서 가장 일찍 나오고 늦게 퇴근하는 맏언니의 성실함을 본받으며 호흡을 맞춰왔다.
경기 중 실수가 나와도 부담을 줄 수 있는 사과 대신 묵묵히 서로를 다독이고, 흔들릴 때마다 공백을 메워주며 기다려준 오랜 팀워크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흔들림 없는 버팀목이 됐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활을 쏘는 과정 자체를 온전히 즐기며 사대를 지켜온 베테랑과 부상을 딛고 집중력을 발휘한 파트너는 복식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대회 2연패라는 결실을 함께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