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달빛시리즈 합동사인회에서 함께 포즈를 취한 최형우(왼쪽)와 나성범. 사진=KIA 타이거즈 준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이 끝난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홈팀 더그아웃.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KIA 타이거즈 셋업맨 성영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리즈가 3차전에서 끝나면 나흘 동안 휴식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뒤였다. 재충전할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다는 게 새삼 와닿은 것 같았다.
실제로 KIA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LG 트윈스와의 준PO 3차전에서 13-1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스윕, 25일 대구에서 개최 예정인 삼성 라이온즈와의 PO 1차전까지 여유 있게 전열을 정비할 수 있게 됐다. 이범호 KIA 감독도 "PO에서는 우리보다 강한 팀을 만나게 된다. 나흘이라는 남은 시간이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반겼다.
삼성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쓰였다. 준PO가 5차전까지 열려 올라오는 팀의 전력이 크게 소모돼야 PO에 직행하며 얻은 어드벤티지가 유효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KIA가 충분한 휴식 시간을 확보한 탓에 삼성은 상대 '원투펀치' 제임스 네일과 애덤 올러를 PO 1·2차전에서 상대하게 됐다. 무엇보다 준PO 3경기에서 24점을 낼 만큼 뜨거운 공격력을 발휘하며 오른 상대의 거센 기세를 감당해야 한다. 심지어 삼성은 정규시즌 KIA에 7승 9패로 밀렸다.
유정근 삼성 야구단 사장, 이종열 단장은 준PO 3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통상적인 행보로 볼 수도 있지만, 하늘을 찌르는 KIA의 기세로 인해 삼성이 경계심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지난 4월 7일 이적 뒤 처음으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방문한 최형우가 3루 쪽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런 상황에서 KIA 타선 두 기둥 나성범·김도영은 삼성 베테랑 타자 최형우를 향해 경계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세 선수는 지난 시즌(2025)까지 KIA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24시즌 KIA의 통합 우승 달성을 견인하기도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형우가 2026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이적하며, 동료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최형우는 통산 안타·타점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리빙 레전드'다. 1983년생인 그는 마흔세 살에 나선 2026 정규시즌에서도 타율 0.301, 타점 106개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다.
김도영은 최형우에 대해 "팀 동료였을 때도 엄청난 선수라고 생각했다. 적으로 만나면 너무 무섭다.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 너무 강한 타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형우 선배님 앞에 주자를 두지 않는 게 주요 포인트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나성범은 "대단한 선배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형우 형도 열심히 할 것이다. 이제는 적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고 목소를 높였다.
삼성 다른 주축 타자 구자욱이 정규시즌 막판 당한 햄스트링 부상에서 이제 막 회복한 상황. 최형우는 삼성 공격의 키플레어로 평가받고 있다. KIA와의 인연을 더해 이번 PO가 '최형우 더비' 불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