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는 KIA 팬들. 잠실=김수민 기자 "그 분이 왔습니다. 준비하십쇼."
서한국 KIA 타이거즈 응원단장이 한준수(27)의 타석을 앞두고 외치는 말이다. 이 말이 떨어지면 관중석에서는 일제히 같은 동작이 펼쳐진다. 한준수의 응원가는 격렬한 율동으로 유명하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동작까지 더해져 '강제 다이어트'라는 우스갯소리도 따라붙는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매진을 이룬 관중석은 한준수의 응원가가 시작되자 하나로 뭉쳤다. 김도영의 드레스코드 당부에 맞춰 빨간색 옷을 입은 KIA 팬들은 노란색 응원 도구까지 손에 들고 일제히 율동을 펼쳤다. 수많은 팬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칼군무'를 방불케 했다.
뜨거운 응원에 한준수도 맹활약했다. 이날 7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홈런포를 가동했고, 안방에서는 선발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와 호흡을 맞추며 1실점으로 LG 타선을 묶는 데 힘을 보탰다. KIA는13-1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3연승으로 PO 진출을 확정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솔로포를 쏘아 올린 한준수. KIA 제공 경기 후 만난 한준수는 시라카와에게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그는 "경기 전에 시라카와에게 공격적으로 하자고 주문했는데, 시라카와가 거기에 맞춰 볼 배합을 따라와 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준수의 한 방은 더욱 의미가 컸다. 7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한준수는 LG 구원 투수 김영우의 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KIA의 이날 경기 네 번째 홈런이자, 현 잠실야구장에서 나온 마지막 홈런이었다.
KIA 타이거즈 한준수. KIA 제공 하지만 한준수는 홈런의 기쁨보다 포수로서의 책임을 먼저 강조했다. 그는 "포지션상 팀을 이끌어가는 포수이기 때문에 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며 "수비에 더 비중을 두고 실점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타격은 타석에 나갔을 때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밖에 없다. 타격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2·3차전 모두 선발 포수로 나서 안방을 든든히 지킨 한준수. 공수에서 제 몫을 다한 그가 다음 경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KIA 팬들의 '강제 다이어트'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