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을 왔다가 '축제'까지 열 기세다. 단일 시즌 90승부터 창단 첫 10연승, 선수들의 개인 타이틀까지. 정규시즌 최종전에 수많은 기록이 걸렸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T 위즈가 대구에서 구단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마쳤다.
KT는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지난 5일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KT는 11일 삼성전에서도 12-3 대승을 거두며 시즌 89승(49패 5무)째를 수확했다.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마지막 한 경기에 구단의 각종 기록 경신 가능성을 남겨뒀다.
KT는 단일시즌 90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2015년 10구단 체제 출범 이후 한 시즌 90승을 거둔 팀은 두산 베어스뿐이었다. 두산은 왕조 시절이던 2016년과 2018년 각각 93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KT가 12일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90승을 달성한 구단이자, 역대 세 번째 90승 시즌의 주인공이 된다. 구단 단일시즌 최다승이 81승이었던 KT로선 더욱 의미 있는 기록이다.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도 눈앞이다. KT는 11일 승리로 9연승을 달성, 구단 역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2019년 6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부터 7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올해 7월 5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5일 사직 롯데전까지 두 차례 9연승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2일에도 승리한다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0연승 고지를 밟는다. 90승과 10연승이라는 두 가지 대기록을 동시에 달성할 기회다.
KT 소형준. KT 제공
선수들의 개인 타이틀 경쟁도 뜨겁다. 12일 선발 등판하는 소형준은 시즌 10승과 함께 생애 첫 승률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현재 9승 3패를 기록 중인 소형준이 승리를 추가하면 10승 3패, 승률 0.769를 기록한다. KBO리그 승률왕은 시즌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에게만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이 부문 1위는 14승 5패, 승률 0.737의 최민석(두산)이다. 전날(11일), 10승에 도전하던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패전투수가 되면서 소형준의 승률왕 도전을 가로막을 경쟁자도 사라졌다.
타선에서는 샘 힐리어드와 최원준이 타이틀 경쟁을 이어간다. 힐리어드는 11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44홈런을 기록,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139타점으로 사실상 타점왕을 예약한 가운데 홈런왕까지 노린다. 최원준도 시즌 205안타로 이 부문 선두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207개)를 추격 중이다. 이미 단일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두 선수의 경쟁도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또 앞서 고영표는 11일 삼성전에서 시즌 15승을 거두며 임찬규(LG 트윈스)와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임찬규가 12일 KIA전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면 고영표 역시 생애 첫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쥔다. KT로서는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개인 타이틀까지 휩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KT 최원준. KT 제공
이강철 KT 감독은 앞서 삼성과의 최종 2연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해 '소풍 가는 마음으로 대구에 내려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그 소망은 현실이 됐다. 지난 5일 5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T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구 원정길에 올랐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만큼은 전혀 느슨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11일에는 무려 12득점을 몰아치며 2위 삼성을 압도했다.
이제 마지막 한 경기만 남았다. 12일마저 승리한다면 KT는 삼성과의 최종 승차를 7.5경기까지 벌리며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삼성을 상대로 확실한 기선 제압까지 할 수 있다. 이미 왕좌를 차지한 KT가 기록과 타이틀이라는 화려한 장식까지 더할 수 있을까. 대구가 KT의 축제의 장으로 변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