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로 '최연소 40홈런' 기록은 무산됐지만, 아쉬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더 오래, 더 꾸준히 리그를 주름잡을 스타이기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후배이자 제자인 김도영의 미래를 격려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지난 6일을 기점으로 팬들이 염원하던 '최연소 40홈런'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대기록을 앞두고 쏟아지는 시선 속에서 김도영 역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의식을 안 한다고는 했지만, 나도 모르게 타석에서 의식이 많이 된 것 같다"라고 구단 유튜브를 통해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이범호 감독이 나섰다. 대기록 무산 후 아쉬워할 수 있는 김도영에게 "하늘이 큰 거 주시려고 작은 거 일부러 안 주시는 것 같다"라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나아가 이 감독은 "최연소 40홈런보다는 최고령 40홈런을 세우는 것이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있어 더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당장의 타이틀에 얽매이기보다는 꾸준하게 롱런하는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KBO리그 '최고령 40홈런'의 주인공은 댄 로마이어(한화 이글스)다. 로마이어는 1999년 33세 11개월 12일의 나이로 40호 아치를 그려낸 뒤, 5개의 홈런을 더 때려내며 45홈런으로 해당 시즌을 마무리했다. 토종 선수로는 2018년 32세 2개월 8일의 나이로 40호 고지를 밟은 박병호(당시 히어로즈)다.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30대에 40홈런을 친 선수는 30명 중 7명에 불과하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괴력을 자랑하는 최고령 40홈런이야말로 더 의미 있는 기록이 될 수 있다.
최연소 기록의 짐을 내려놓은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조급함을 비워낸 김도영은 최연소 기록 마지노선이 지난 직후인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보란 듯이 40호 홈런을 작렬시켰다.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 이후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는 무려 25년 만에 나온 40홈런이자,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의 대기록이다. 최연소 타이틀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던진 김도영은 이제 홈런 하나만 더 때려내면 타이거즈 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단독으로 쓰게 된다. 정규시즌 홈런왕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