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나, 손예진, 지창욱. 2026.9.9 / 사진=연합뉴스 제공
18세기 프랑스 고전 소설이 조선의 색채와 화려한 캐스팅을 입고 시리즈물로 재탄생했다.
9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지우 감독과 배우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참석했다.
‘스캔들’은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정지우 감독은 “18세기에 쓰인 프랑스 원작 소설을 조선을 배경으로 바꿨다. 생각보다 조선 후기가 정교하고 세련된 사회라 멋지게 그려보고 싶었다”며 “조씨부인, 희연 캐릭터 사이에 관계가 이전 이야기에서는 만들어진 적이 없다. 그걸 생생하게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관전포인트로는 캐릭터와 상황에 따라 차별점을 둔 한복과 판소리를 꼽았다. 특히 정 감독은 “판소리로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커다란 구조를 만들었다”며 “한국 관객에게 판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흥미로운지를 소개하고 싶었다. 판소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주의 깊게 봐달라”고 전했다.
배우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손예진은 금기의 시대에 맞서 유혹의 내기를 제안하는 조씨부인 역을 맡았다. 손예진은 “작품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대본 속 조씨부인의 매력이 컸다”며 “이제는 내가 그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조씨부인의 정숙한 표정과 말하는 대사, 진짜 속마음이 다 다르다. 아주 미묘하고 섬세하게 디자인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없을 듯해서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으로 완성해야 했다”며 “무슨 감정인지, 진짜 감정이 뭔지 숙제처럼 풀어갔다. 어렵지만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지창욱은 갖지 못한 것을 갖기 위해 내기에 뛰어든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을 연기했다. 지창욱은 “조원은 명망 높은 가문 출신에 왕의 애정을 받는 글솜씨를 갖췄지만, 쾌락을 좇으며 살아가는 인물”이라며 “내게는 혼란의 캐릭터라 감독님께 의지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나나는 조씨부인과 조원의 내기에 얽혀 삶의 변화를 겪게 되는 청상 희연으로 분했다. 나나는 “희연은 한 번도 보여드리지 않았지만, 내게 깊숙하게, 또 크게 자리하는 유년 시절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당시 나는 굉장히 소극적이고 세상을 무서워했다”며 “그런 면을 잘 대입해서 솔직하고 투명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짚었다.
9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정지우 감독, 나나, 손예진, 지창욱. 2026.9.9 /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영화와의 비교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원작 소설은 지난 2003년 배우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개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손예진은 “나도 영화 이미지가 잔상에 남아 있다. 근데 시리즈물로 풀다 보니까 각 인물의 서사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 있고 캐릭터도 단선적이지 않다”며 “또 2003년 작품이라 젊은 분들은 (영화를) 잘 모를 거다. 그래서 새롭게 봐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창욱은 “선배님들 연기가 떠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캐릭터가 너무 달라서 내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정도”라고 했고, 나나는 “원작을 좋아해 주는 팬들은 비교해서 봐도 좋을 거 같다. 신선함을 즐겨달라. 그만큼 재밌다”고 자신했다.
정 감독은 “원작 소설을 영화로 옮긴 발상은 놀랍고 존경스러운 아이디어였다”면서도 “우리 작품의 시작점은 원작 소설이다. 그래서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를 다시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직접 보면 매우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위 관련 질문에는 “기대해도 좋다”는 짧은 답으로 갈음했다.
끝으로 손예진은 “‘스캔들’은 볼거리도 많고 귀도 즐거운 작품이다. 그 속에서 각 인물의 심리를 촘촘하게 따라가다 보면 시리즈가 끝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창욱 역시 “다양한 그림, 매력, 관계가 굉장히 재밌는 시리즈”라며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