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페네르바체와의 UCL 리그 페이즈 4차전서 2-3 패배한 리버풀. 사진=BBC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을 썼던 리버풀이 21년 뒤 같은 장소에서 희생양이 됐다. 사령탑마저 "형편 없는 실점"이라고 질책하며 눈길을 끌었다.
영국 매체 BBC는 5일(한국시간) "이스탄불의 또 다른 기적 - 하지만 이번 기적은 리버풀을 아프게 했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다루며 리버풀의 패배를 조명했다.
이날 리버풀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쉬크뤼 사라졸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페네르바체에 2-3으로 역전패했다. 리버풀은 대회 3연승 뒤 첫 패배를 안으며 8위(승점 9)가 됐다. 페네르바체는 첫 승리를 신고하며 대회 19위(승점 5)까지 올랐다.
경기는 시종일관 요동쳤다. 리버풀은 이날 전반 25분 트레이 뇨니의 선제골로 앞섰다. 하지만 4분 뒤 메이슨 그린우드의 장거리 프리킥에 실점했고, 결국 1-1로 맞선 채 전반을 마쳤다.
리버풀은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알렉산더 이삭의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또 4분 뒤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아치 브라운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34분에는 스로인 상황서 베다트 무리치의 헤더를 막지 못하며 기어코 리드를 내줬다. 이날 리버풀의 3실점은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온 골이었다.
이날 BBC는 "주요 유럽대항전에서 리버풀이 이토록 늦은 시간까지 앞서다 패배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원치 않는 신기록을 조명했다.
안도니 이라올라 리버풀 감독은 "3번째 실점을 두고 형편없는 실점들이었다. 엉망진창인 실점들이었다"라고 평했다. 앞선 2번째 실점에 대해서도 "경기장이 너무 시끄러워서 코디 각포와 골키퍼 알리송 사이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을 거"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리버풀 출신 해설가 스티븐 워녹 역시 "수비가 역습에 너무 열려있고, 언제든 실점할 것 같다"며 진단했다.
반면 임시 감독 부임 후 마지막 경기를 치른 디르크 카윗 페네르바체 감독에게는 가장 완벽한 밤이었다. 2006년 리버풀에 입단해 전성기를 보냈던 카윗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내가 리버풀 시절 달았던 등번호가 18번인데, 페네르바체가 18년 만에 잉글랜드 팀을 꺾는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자"고 독려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