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 구단 제공 이동국 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TD)의 사무실 출입 기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출입 횟수만으로 업무 수행의 적절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은 용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이동국 TD의 구단 사무실 출입 기록이 최근 10개월간 26일에 그쳤다고 밝혔다.
김재원 의원은 "용인은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시민구단이다. 고액 보수를 받는 테크니컬 디렉터의 업무 수행과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국 TD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참석하진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이동국 TD의 용인미르스타디움 구단 사무실 출입 기록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해 10월 17일까지 308일간 26일이다. 이동국 TD는 지난해 6월 용인FC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총 2억 8800만 원으로, 연봉 환산 시 1억 4400만 원이다.
다만 출입 기록이 실제 출근 일수와 일치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용인FC는 해당 자료가 경기장 출입증 태그 기록이라며, 출입증 도입 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고 카드 없이도 출입할 수 있어 실제 출근 일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국 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 구단 제공 특히 이동국 TD는 상근직이 아닌 비상근 용역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 업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무실 출입 횟수만으로 직무 수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6시즌부터 모든 K리그 구단이 TD를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했다. TD는 단순 행정직이 아니라 구단의 축구 철학과 장기 기술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프로 선수단 구성과 유소년 시스템, 선수 스카우팅 및 각종 기술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업무 범위가 사무실 내 행정 업무에 국한되지 않는 만큼, 직무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가 필요하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선수 영입과 연봉 협상 과정에서 이동국 TD가 선수와 구단 사이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일부 젊은 선수들은 이동국 TD와 구단이 제시한 방향성을 보고 용인과의 동행을 결정했고, 한정된 예산 안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도 중간 조율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스페인에서 이루어진 용인FC와 세비야FC 업무협약식. 구단 제공 해외 일정 역시 업무 활동의 일부였다. 용인FC는 지난 9월 스페인 라리가 구단 세비야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유소년 선수 육성과 지도자 교육, 스포츠 디렉팅,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해외 구단과의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구단의 기술 발전과 유소년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TD의 업무와도 맞닿아 있다.
또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TD라는 직책은 매일 책상에 앉아 있는 형태로만 업무를 판단하기 어려운 자리"라며 "경기와 훈련을 보고 선수의 상태를 확인하고, 영입 후보를 분석하고, 감독 및 스카우트와 선수단 운영을 논의하며 프로와 유소년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적인 업무"라고 말했다.
이동국 TD의 경우 프로 선수단뿐만 아니라 유소년 현장을 찾고, 구단의 기술 업무 외에도 시민 간담회와 축구 클리닉, 구단 행사 등에 참여하며 창단 첫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것이 구단 안팎의 설명이다.
물론 직무 특성만으로 업무 관리의 책임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구단인 만큼 용인FC가 TD의 업무 성과와 활동 내역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했어야 한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사무실 출입 기록과 별개로 선수 영입 관련 업무, 구단 내부 회의, 유소년 시스템 구축, 대외 협력 등 주요 활동을 객관적인 자료로 남기는 체계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불완전한 출입 태그 기록만으로 이 TD가 사실상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거나, TD 자리를 단순히 인지도를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규정하는 것 역시 실제 수행한 업무와 성과를 충분히 살피지 않은 판단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무실에 며칠 출입했느냐만이 아니다. 이동국 TD가 어떤 역할을 맡았고, 실제로 어떤 업무를 수행했으며, 그 결과 구단에 무엇을 남겼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업무 수행에 대한 검증과 비판은 필요하지만, 그 판단 역시 직무의 특성과 객관적인 성과를 함께 놓고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