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춘 조합장. [사진 모현농업협동조합 제공]
고령화와 농촌 인구 감소, 농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역 영농 기반이 위축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신용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농축산물 유통과 로컬푸드 중심의 '경제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지역 단위 농협의 혁신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 금융 창구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특산물의 판로를 개척해 실질적인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자리한 모현농업협동조합은 지역 대표 특산물인 청경채의 유통망 다각화와 유통 시설 현대화를 축으로 한 경제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현농협은 로컬푸드 직매장 활성화와 하나로마트 현대화 작업을 병행해 직거래 체계를 정착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마트 부문에서 창립 이래 최초로 연매출 300억 원을 돌파했다. 농산물 통합 구매 부문 등 전국 단위 평가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며 유통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유통 부문의 성과는 상호금융 사업의 내실화와 맞물려 안정적인 재무 체력을 다지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모현농협은 상호금융 예수금 4,008억 원, 대출금 3,507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금융자산 7,500억 원 규모를 달성했다. 조합은 영농자재 공급과 농기계 임대, 농작업 대행 등 영농비 절감 지원책은 물론 취약계층 후원 등 환원 사업을 병행하며 지역 거점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지역 금융 및 농업 유통 시장은 시중은행의 지방 점포 철수와 비대면 금융 확산, 대형 유통 플랫폼의 농산물 시장 잠식이라는 다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단위농협들은 단순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를 탈피해 농축산물 가공·유통 시설을 직접 현대화하고, 지자체 및 로컬푸드 네트워크와 결합한 산지 직배송 체계를 구축하는 데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생산자와 지역 소비자를 잇는 유통 체계 확보가 지역농협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모현농협은 2030년까지 예수금 5,500억 원, 대출금 4,500억 원을 달성해 상호금융 자산 총액을 1조 원대로 끌어올리는 중장기 성장 전략 ‘비전 2030’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경춘 조합장은 영농 현장 중심의 실무 역량을 바탕으로 유통 혁신과 건전 여신 관리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농업인의 실질 소득 안정과 지역사회 환원을 양대 축으로 삼아 지속가능한 지역 농협 모델을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