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현수. KT 제공 변화를 넘어선 ‘격변’이었다. 지난해 0.5경기 차로 6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KT 위즈가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과 함께 2021년 이후 5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에 복귀했다. 뼈아픈 실패를 겪은 프런트의 과감한 투자와 현장의 기민한 결단이 맞물려 만든 값진 결실이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9-0으로 승리했다.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패하면서 남아 있던 매직넘버가 모두 소멸, KT가 2021년 이후 5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T의 스토브리그는 파격 그 자체였다. KT는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외야수 김현수와 최원준, 포수 한승택을 한꺼번에 품었다. 여기에 내부 FA 안방마님 장성우(2년 16억 원) 재계약까지 묶어 FA 시장에서만 무려 134억 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내부 FA 단속에 집중하며 132억 원을 집행했던 2022년 이후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출이었다.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리그 검증을 거친 장수 외인을 선호하던 오랜 기조를 깨고,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3총사(맷 사우어, 케일럽 보쉴리, 샘 힐리어드)를 전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새로 도입된 아시아쿼터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까지 합류하며 개막 전 1군에 새로 가세한 주전급 자원만 8명에 달했다. 8년 차를 맞은 이강철 감독조차 “감독 1년 차 때처럼 파악할 것이 많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KT 한승택-김현수-최원준. KT 제공
과감한 투자는 완벽한 시너지로 이어졌다. 메이저리그와 대표팀을 두루 거친 베테랑 김현수는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단의 중심을 잡는 ‘라커룸 리더’로 녹아들었다. 최원준은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타선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매김했고, 한승택은 베테랑 장성우의 체력 안배와 노쇠화 우려를 완벽하게 지워내며 포수 뎁스를 든든히 지탱했다.
시즌 중 찾아온 위기에서도 발 빠른 결단력이 빛났다. 야심 차게 영입했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부진과 부상으로 흔들리자, KT 프런트는 지체 없이 대체 외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데이비스 대니엘이 선발진의 한 축으로 안착했고, 로건 앨런은 왼손 스윙맨 및 불펜의 핵심 카드로 자리 잡으며 마운드의 누수를 최소화했다.
새 얼굴들의 대거 합류는 기존 선수단에도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주전이었던 선수들이 준주전과 백업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러운 내부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시즌 전 “특정 선수에 의존하기보다 이길 수 있는 카드를 쓰겠다”던 이강철 감독의 실리주의 기용 속에 KT는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버텨낼 가장 두터운 팀으로 변모했고, 끝내 5년 만의 왕좌 탈환이라는 위업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