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산을 올랐고, 누군가는 눈물을 닦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한국시리즈(KS)에 가고 싶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간절함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드러났다.
삼성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 6-1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마지막 승부를 마친 뒤에는 승리를 바라며 저마다 준비했던 일화도 전해졌다.
외야수 김헌곤은 지난달 29일 광주에서 열린 PO 3차전을 앞두고 광주 무등산을 다녀왔다. 꼭 승리하고 KS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산행이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무등산을 정복하고 왔다. 해발 1100m나 되더라”며 “너무 힘들었고 몸살이 걸릴 것 같았지만 뿌듯하다. 이기면 더 기분 좋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삼성은 그날 6-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산행은 대구에서도 이어졌다. 최종 5차전이 열리기 전에는 팔공산 갓바위를 찾아 승리를 기원했다. 소원을 빌러 찾는 이들이 많은 곳에서 김헌곤도 간절한 마음을 보탰다. 그리고 삼성은 이겼다. 두 차례 산행 뒤 모두 승리의 기쁨을 누린 셈이다.
삼성 김영웅. 삼성 제공
내야수 김영웅은 머리를 짧게 자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4차전의 아쉬움을 털어내야 했다. 김영웅은 4차전 당시 삼성이 2-1로 앞선 7회, 김도영의 타구를 뒤로 흘리는 실책을 범하며 역전패의 원인을 제공한 바 있다. 팀이 2-4로 패한 뒤 김영웅은 눈물까지 쏟았다.
감독과 동료들은 그를 감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선발 3루수는 고민하지 않았다. 김영웅이 3루수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류지혁도 “누가 처리해도 잡기 어려운 공이었다”며 “기죽지 말라고 했다”고 후배를 다독였다. 김현준 역시 “그럴 수 있다. 다음에 잘하면 된다”며 힘을 보탰다. 주변의 믿음 속에 김영웅은 5차전서 제 역할을 다했다. 실책 하나를 하긴 했지만 까다로운 타구였고, 운 좋은 안타를 치긴 했지만 안타는 안타였다.
승리 후 단정하게 자른 머리의 이유를 묻자 그는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웃음도 되찾았다. 머리를 자르고 나서 잘한 것 같다는 이야기에 기자가 “KS에서도 매일 잘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하자, 김영웅은 “삭발까지 해야하는 건가”라며 웃었다.
승리를 바라며 산을 오르고, 눈물을 털어내고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간절했던 마지막 승부를 웃으며 마친 삼성은 이제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