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이승민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진출에 만족하지 않았다. 2년 전 상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봤던 아쉬움은 이제 직접 정상에 서겠다는 의지가 됐다. 이승민은 “KS에서 네 번 더 포효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삼성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6-1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KS에 진출했다.
선발 아리엘 후라도에 이어 8회 초 마운드에 오른 이승민도 무실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최대한 주자만 모으지 말자고 생각했다. 안타를 맞더라도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빨리 잡으려 했다”며 “첫 타자부터 좋게 출발해 이후에도 순조롭게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삼성 이승민. 삼성 제공
이날 승리와 KS 진출로 삼성은 PO의 ‘100% 공식’을 깼다. 그동안 최종 5차전을 치른 5전 3승제 PO에서, 1·4차전 승리팀은 일곱 차례 모두 KS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1·4차전에서 패했던 삼성이 처음으로 이 흐름을 뒤집었다. 이승민도 “오늘 저희에게 무슨 징크스가 있었다고 하더라. 그것도 우리가 깼다”며 KS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실 이승민은 가을야구 전 경기에 출전 중이다. PO 5경기에 모두 나서 5⅓이닝 78구를 던졌다. 거듭된 등판에 체력 부담도 있지만, 그는 “솔직히 힘들어도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더 재밌다. 긴박한 상황의 긴장감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며 “KS도 전 경기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민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에 어제 잠을 설쳤다. 지면 올해는 야구를 더 하고 싶어도 못 하지 않나”라며 “그래서 더 간절했던 것 같다. 아직 저희 야구가 끝나지 않아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너무 잘 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우승팀 KT 위즈를 상대로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충분히 휴식한 KT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승민은 “반대로 생각하면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경기를 하고 올라왔기 때문에 경기 감각은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력으로 우승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삼성 이승민. 삼성 제공
2024년에는 KIA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이번에는 그 앞에서 KS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이승민은 “바라보는 것보다 직접 세리머니를 하는 게 확실히 더 좋다는 걸 느꼈다”며 “준우승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제는 1등을 해야 한다. KS까지 올라갔으면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년 전과는 역할도 달라졌다. 추격조로 KS를 경험했던 이승민은 이제 승부처를 책임지는 필승조로 마지막 무대에 나선다. 이승민은 PO 4차전에서 위기를 넘긴 뒤 크게 포효한 장면을 돌아보며 “원래 그런 걸 안 하는 성격인데,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KS에서 네 번 더 포효하겠다”며 마지막 무대에서도 팀의 승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