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맹활약한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 삼성 제공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러나 팀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선수는 분명 빛난다. 박승규(26·삼성 라이온즈)의 '팀 퍼스트 정신'이 가을의 삼성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승규는 지난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0-1로 뒤진 3회,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승규의 안타로 물꼬를 튼 삼성 타선은 이후 연속 안타를 몰아치며 4득점 빅이닝을 완성했다. 5회에는 전력 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 출루한 뒤 밀어내기 득점까지 올렸고, 6회에는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다. 타격과 주루를 가리지 않고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캡틴과 사령탑도 박승규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구자욱은 경기 후 "(박)승규가 타격감이 좋아 보여 꼭 하나 칠 것 같았다. 승규 덕에 내가 편하게 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승규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박승규. 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감독 역시 박승규의 적시타가 만든 흐름에 주목했다. 박진만 감독은 "리드를 당하고 있던 상황에서 박승규의 적시타가 막혀 있던 혈을 뚫으면서 적시타가 이어졌고 흐름이 우리 쪽으로 왔다"며 "박승규의 물꼬를 트는 안타로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앞선 1차전에서도 박승규의 투지는 빛났다. 상대 선발 제임스 네일의 투구에 머리를 맞고도 포효하며 출루한 그는 곧바로 2루 도루까지 감행했다. 이어 김영웅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삼성의 유일한 득점을 책임졌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동료들에게 기세를 불어넣었다.
박승규는 정규시즌부터 개인의 기록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4월 10일 대구 NC다이노스전에서 적시 3루타를 치고 환호하는 박승규. 삼성 제공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동료들과 코치진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박승규는 이후 인터뷰에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인용하며 팀을 위한 선택이 당연하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플레이와 한마디는 팬들에게도 큰 울림을 남겼다. 지금도 삼성 홈 더그아웃 칠판에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개인의 기록보다 팀을 앞세우는 박승규의 야구가 동료들에게도 하나의 메시지로 남은 셈이다.
올 시즌 박승규는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317타수 84안타), 13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출루율(0.381)과 장타율(0.461)을 합한 OPS도 0.842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후반기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며 반등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헤드샷으로 출루했음에도 2루 도루를 강행한 박승규. 삼성 제공 평소에도 박승규는 타격 결과와 관계없이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에게 야구는 개인의 기록을 쌓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 베이스를 더 가고, 동료를 위해 한 번 더 뛰며,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앞장서는 과정이기도 하다.
박승규는 앞서 "그라운드에서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니고 파이팅을 외치며 기세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은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