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휴식이었을까, 적절한 전략이었을까. '3연투 부담'을 고려해 대부분의 필승조에게 휴식을 부여한 SSG 랜더스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SSG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를 3-5로 패했다. 선발 외국인 투수 토마스 해치가 6이닝 6피안타 9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3-2로 앞선 8회 불펜이 흔들리며 동점 점수에 이어 역전 점수까지 내줬다.
경기를 지켜보는 이숭용 감독을 비롯한 SSG 코칭스태프. SSG 제공
이날 곱씹어볼 부분은 SSG의 불펜 운영이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에 앞서 "(조)병현이하고 (노)경은이하고 (김)민이는 2연투를 했기 때문에 오늘 쉰다"고 말했다. SSG는 주중 1차전을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당시 7회부터 가동된 불펜은 노경은(14구) 이로운(12구) 김민(3구) 조병현(9구) 문승원(16구)이 이어 던졌다. 6-2로 승리한 2차전에서는 노경은(15구) 김민(13구) 조병현(12구)이 차례로 등판했다. 두 경기 합계 투구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세 투수 모두 연투를 소화한 상황. 다만 노경은·김민·조병현은 SSG 불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핵심 자원이다. 이들을 한꺼번에 제외할 경우 경기 후반을 책임질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3연투를 피하기 위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SSG는 3-2로 앞선 8회 초 최민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 전 최민준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92. 필승조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었으나 핵심 불펜 자원들의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1점 차 리드를 지키는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첫 타자 세베리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렸다. 이어 박준순에게 동점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양의지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1사 3루 위기에 몰린 그는 김민석에게 역전 1타점 적시타, 안재석에게 내야 안타까지 맞고 교체됐다. 뒤이어 승계 주자까지 득점해 최민준의 기록은 3분의 1이닝 3피안타 3실점. 순식간에 승기를 내준 SSG는 8,9회 득점하지 못하면서 무릎 꿇었다.
SSG 필승조 김민은 지난 28일, 29일 이틀 연속 마운드를 밟았지만 투구 수가 각각 3개와 13개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SSG 코칭스태프는 3연투를 지양하기 위해 김민을 30일 경기에 기용하지 않았다. SSG 제공
이숭용 감독의 선택이 무리한 판단이었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긴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필승조의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고, 특히 3연투는 부상 위험과 구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부담 요소다. 문제는 대체 자원들이 맡아야 할 상황의 무게였다.
1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8회는 사실상 승부처였고, SSG로서는 핵심 불펜을 아끼는 대신 그만큼 큰 부담을 다른 투수들에게 넘겨야 했다. 결국 그 전략은 '패배'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