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덕죽은 지난달 28일 에세이 ‘기본에 대하여’를 출간했다. 이 책은 60년 가까이 주방을 지켜온 후덕죽이 현장에서 체득한 일과 삶의 철학을 담은 것으로, 요리사이자 조직의 리더로 살아오며 쌓아온 경험과 깨달음을 풀어냈다.
후덕죽은 한국 중식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68년 UN센터호텔 양식당 ‘그릴’에서 요리사로 첫발을 내디딘 그는 반도호텔 중식당 ‘용궁’을 거쳐 1977년 호텔신라에 입사했다. 이후 중식당 ‘팔선’의 주방장을 맡아 국내 호텔 중식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1987년 국내 최초로 ‘불도장’을 선보이며 중식의 대중화와 고급화를 이끌었다. 1994년에는 요리사 출신 최초로 호텔신라 조리총괄 이사에 올랐으며, 2005년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 호텔신라에서 퇴임하기까지 42년간 몸담으며 요리사 출신 대기업 임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1월에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에 출연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화려한 경력에도 흔들림 없이 요리에 임하는 모습과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책에서 후덕죽이 강조하는 가치는 ‘기본’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으며 근성, 방향성, 호기심, 사람이라는 네 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해내는 힘부터 자신만의 길을 찾는 태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자세, 함께 일하는 사람을 대하는 마음까지 폭넓게 다룬다.
후덕죽은 책에서 “속도는 효율을 높여주지만 기본을 대신하지 않는다”며 “빠르게 앞서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전히 나는 선배가 되어가는 중이다. 경력이 많아서 혹은 유명하다고 해서 선배가 아니다”라며 후배들과 함께 성장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짚었다.
무엇보다 그가 오랜 세월 주방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람’이었다. 후덕죽은 “여전히 주방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딱 하나, 사람을 남기고 싶어서다”라며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현재 후덕죽은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중식당 ‘호빈’의 총괄 셰프이자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후배들과 함께하며 요리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