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전략이 필요한 시점. 마무리 투수 조기 등판도 실현될까. 벼랑 끝에 몰린 KIA 타이거즈 얘기다.
KIA는 지난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전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박빙 승부에서 더 견고한 불펜 전력을 갖춘 팀이 승리했다.
KIA는 1회 초, 선발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2025시즌 홈런왕 르윈 디아즈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0-2로 리드를 내줬지만, 2회 말 공격에서 김태군과 하주석이 각각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3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슈퍼스타 김도영이 삼성 두 번째 투수 배찬승의 바깥쪽(우타자 기준) 꽉 찬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밀어 쳐 담장을 넘겼다.
하지만 5회 흐름이 바뀌었다. 1회 이후 호투를 이어갔던 시라카와가 류지혁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맞고 재역전을 허용했다. 류지혁은 포스트시즌 개인 첫 홈런은 이 경기에서 쳤다.
KIA는 6회 말 선두 타자 나성범이 동점 솔로포를 쳤지만, 7회 초 조상우가 2사 2루에서 박승규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았고, 좌타 라인 봉쇄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가 구자욱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4-6으로 다시 밀렸다. 이후 만회하지 못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 탈락 위기에 놓인 KIA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제임스 네일을 예고했다. 그는 나흘 전 열린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회 1사까지 1피안타 무실점 호투했지만, 박승규에게 던진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헬멧을 맞는 바람에 헤드샷 규정이 적용돼 퇴장을 당했다.
다음 경기 여력을 남겨줄 수 없는 KIA는 팀 마운드 대들보 양현종 대신 1차전 투구 수가 57구에 불과했던 네일을 투입하기도 결정했다. 양현종 이날 구원 등판 대기한다.
사실 5~6회까지는 전력 차도, 점수 차도 크게 나지 않았다. 문제는 경기 후반, 만회할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내주는 점수다. KIA는 2차전에 이어 3차전에도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특히 구자욱·디아즈·최형우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 봉쇄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페셜리스트 1번 옵션 이의리는 2차전에서 3사사구, 3차전에서 적시타를 맞았다.
3차전을 앞둔 이범호 KIA 감독은 오른손 셋업맨이 삼성 중심 타선을 막기 버거워 보인다는 취지의 생각을 전했다. 이의리를 투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전한 말이었다.
현재 KIA 불펜 전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클로저 전상현뿐이다. 그는 LG 트윈스와의 준PO에서도 멀티 이닝을 기록하며 세이브 2개를 올렸다. 전날 PO 3차전에서도 불펜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1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박빙 승부, 구·디·최 좌타 라인 타순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는 7회라면, 위기 상황에서 전상현을 투입하는 게 실점 확률은 가장 줄이는 선택이 될 것 같다. 3일 밖에 휴식하지 않은 네일을 선발 투수로 쓸 만큼 내일 없는 마운드 운영을 예고한 이범호 감독이기에, 전상현 조기 투입 카드를 쓸 수도 있다. 앞문보다 더 문제인 뒷문을 걸어 잠기 위해서다.
KIA는 2차전에서도 불펜진이 타선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더 과감한 총력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