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일본시리즈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를 4연승으로 꺾고 우승한 고쿠보 히로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소프트뱅크 구단 SNS 갈무리2026시즌 구단 슬로건을 '전신(全新)'으로 설정한 고쿠보 히로키 소프트뱅크 감독. 소프트뱅크 홈페이지 갈무리"전신(全新·완전히 새롭다)."
일본 프로야구(NPB)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2026시즌 슬로건이다. 2025년 일본시리즈(JS·7전 4선승제) 정상에 오른 뒤,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시작하겠다는 의미. 팬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는 '전신(全身)'과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전진(前進)'의 의미도 담았다. 올해 초 고쿠보 히로키(55) 소프트뱅크 감독이 구단에 "한 번 팀을 무너뜨리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탄생한 슬로건이다.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 퍼시픽리그 3연패와 2년 연속 JS 우승을 노렸던 고쿠보 감독의 포부가 결실을 보았다. 소프트뱅크는 28일 일본 후쿠오카 미즈호 페이페이 돔구장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와 벌인 JS 4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시리즈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23년 JS에서 DeNA에 먼저 2승을 거두고도 내리 4연패했던 아픔을 설욕했다.
JS 사상 처음으로 1~3차전이 모두 연장전으로 이어질 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승부처마다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 원정 1차전에서는 쇼지 유다이가 11회 초 결승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2차전에서는 가와무라 유토가 10회 초 JS 첫 타석에서 결승 1점 홈런을 쳤다. 홈 3차전에서는 마사키 토모야가 10회 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마사키에게 돌아갔다. 4차전도 역전승했다.
소프트뱅크는 구단 역사상 통산 13번째 JS 우승을 차지했다. 난카이 호크스 시절인 1959년과 1964년 두 차례 정상에 올랐고, 후쿠오카로 연고지를 옮긴 뒤 다이에 호크스 시절인 1999년과 2003년에도 우승했다. 2005년 소프트뱅크가 구단을 인수한 뒤에는 아홉 차례 우승했다. 2011년, 2014~2015년, 2017~2020년, 2025~2026년 정상에 올랐다. JS 4전 전승 우승은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2026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후 선수들이 고쿠보 히로키 소프트뱅크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구단 SNS 갈무리고쿠보 히로키 소프트뱅크 감독. 소프트뱅크 구단 SNS 갈무리
우승 직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아홉 번 받은 고쿠보 감독은 "감독이 된 뒤 줄곧 목표로 삼았던 미즈호 페이페이돔에서의 헹가래를 3년 차에 드디어 달성했다. 감사하다"라며 "평소에도 홈구장의 천장을 바라보며 헹가래를 받는 모습을 늘 상상했다. 그 이미지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우승의 기쁨을 잠시 만끽한 뒤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우승 원동력은 과감한 팀 개편이었다. 시즌 전 고쿠보 감독은 기존 주전과 베테랑에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력을 발굴하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쿠보 감독은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둔 선수들도 안심할 수 없고, 지난해와 똑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발진부터 새롭게 구성했다. 2년 연속 리그 다승왕이자 개막전 선발 투수였던 아리하라 고헤이가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로 이적한 가운데, 마에다 유고(12승 1패·평균자책점 2.10) 오츠 료스케(12승 5패·평균자책점 2.68) 마츠모토 하루(12승 3패·평균자책점 2.66) 등 젊은 투수들을 선발진의 핵심으로 키웠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고쿠보 히로키 감독(왼쪽)과 우투우타 외야수 마사키 토모야. 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갈무리
타순에도 변화를 줬다. 1번 타자 자리를 1군 통산 출전 경험이 147경기에 그쳤던 마사키에게 맡겼다. 고쿠보 감독은 마사키를 꾸준히 기용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마사키는 28홈런을 때려내며 공격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사키의 성장과 기존 타자들의 역할 조정은 타선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슈토 우코, 곤도 겐스케, 구리하라 료야, 야나기타 유키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했다.
닛칸스포츠는 'JS 2연패를 달성한 소프트뱅크에 올 시즌은 변혁의 해였다. 오랫동안 세대교체가 중요한 과제였던 팀에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라며 '변혁에 필요한 조건은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다. 마사키 등의 선수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오 사다하루(왕정치) 구단 회장도 "우리 팀은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홈구장인 미즈호 페이페이돔에서 리그 3연패한 소프트뱅크 호크스. 후쿠오카=김영서 기자
"팀을 무너뜨려 새로운 팀을 만들겠다"는 말이 무조건 젊은 선수를 기용하거나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새로운 선수를 기용하고 기존 선수들의 역할을 재검토하며 팀에 가장 적합한 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웠다. 기존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한 고쿠보 감독의 리더십이 2년 연속 '일본 정상'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