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에서 단 2안타에 그쳤던 타선이 홈런 2방을 포함해 활기를 되찾았고,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6⅔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구자욱의 방망이도 중요한 순간 빛났다. 1-1로 맞선 3회 말 2사 2루에서 KIA 선발 아담 올러의 시속 151㎞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 박승규가 홈을 밟으면서 삼성은 2-1로 역전했다. 이어 르윈 디아즈의 2점 홈런까지 터지며 3회에만 4점을 뽑아냈다.
구자욱은 출루로도 상대 마운드를 압박했다. 삼성이 4-1로 앞선 5회 말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이의리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디아즈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데 이어 최형우까지 볼넷을 얻어내면서 삼성은 밀어내기로 한 점을 추가했다.
이의리의 제구가 흔들린 영향도 있었지만, 구자욱과 디아즈, 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한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더라도 다음 타자가 기다리고 있다. 구자욱이 타석에 서고 출루하는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의 선택지는 좁아진다. 부상에서 돌아온 타격왕의 존재감이 삼성 타선에 힘을 더했다.
팬들의 함성을 듣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구자욱. 연합뉴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이날 승리를 두고 "선수들도 그렇고 팬분들도 그렇고 경기를 잘 즐겼던 것 같다"며 "선수들이 다 과감하게 플레이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선수들이 1차전에는 조금 의기소침한 것 같았다. 감독님께서 '지금은 축제다. 즐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질 때 지더라도 과감하고 즐겁게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구자욱은 이날 복귀 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는 "주자가 있는 상황이 처음이었는데, 좀 더 집중이 잘 되더라"며 "올러의 구위가 워낙 좋아 빠른 공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다만 주루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웠다. 구자욱은 "다리에 뭘 많이 감고 있어서 다리가 잘 안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몸 상태가 100%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타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어제와 오늘 잘 맞은 타구들이 나왔는데 타격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하늘색 우비를 입은 삼성 팬들 앞에서 적시타를 터뜨리는 구자욱. 연합뉴스 이제 삼성은 광주로 향한다. 대구 원정석을 붉게 물들인 KIA 팬들의 응원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구자욱은 드레스코드보다 삼성 팬들의 관중석 점유율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드레스코드보다는 좌석 점유율이 좀 높았으면 좋겠다"며 "삼성 팬분들이 적었던 것 같다. KIA 팬분들이 티케팅을 잘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반반 나눠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