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왼손 선발 투수 다카하시 하루토. 한신 타이거스 SNS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왼손 선발 투수 다카하시 하루토가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한신 타이거스 SNS"이제는 더 이상 안 되는 건가 싶었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투수에게 팔꿈치와 어깨 부상은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악재다.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의 왼손 투수 다카하시 하루토(31)에게도 부상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 시련이었다. 계속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수술대에 오른 횟수만 다섯 차례. 구단의 기대주에서 육성선수로 강등되는 아픔까지 겪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긴 재활과 인고의 시간을 견딘 다카하시는 NPB 최고의 선발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의 주인공이 됐다. 26일 도쿄에서 열린 사와무라상 선정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정되면서다. 구도 기미야스가 주니치 드래건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위원직에서 물러나, 선정위원장인 호리우치 쓰네오를 비롯한 4명이 모두 다카하시에게 투표권을 행사했다.
1947년 제정된 사와무라상은 한 시즌 최고의 선발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도쿄 교진군(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사와무라 에이지를 기리는 상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이영상, 한국 프로야구(KBO) 최동원상 격이다. 선정 기준은 7개(등판 25회 이상, 8완투 이상, 15승 이상, 승률 6할 이상, 180이닝 이상, 150탈삼진 이상, 방어율 2.50 이하)다.
다카하시의 사와무라상 수상은 한신 구단 통산 네 번째다. 2003년 이가와 게이 이후 23년 만이다. 다카하시는 올 시즌 정규리그 23경기에 등판해 16승 3패, 승률 0.842, 평균자책점 1.87을 기록했다. 완투 5회, 완봉승 4회에 159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150개를 잡아냈다. 사와무라상 선정 기준 7개 항목 가운데 4개를 충족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왼손 선발 투수 다카하시 하루토. 한신 타이거스 SNS
한신의 리그 2연패를 이끈 주역이다. 다카하시는 구단 역사상 79년 만에 개막 10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개막 4승이 모두 완봉승이었다. 이로써 센트럴리그 투수 최초로 3개월 연속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선정위원회는 "승패 마진 +13을 만들어낸 공헌도를 중시했다"며 "전반기까지 보인 호투는 사와무라상에 걸맞은 흠잡을 데 없는 투구"라고 했다.
순탄한 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신인선수 선택회의 2순위로 입단한 다카하시는 거듭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22년 4월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재활과 복귀를 반복했다. 2023년 육성선수로 내려앉을 만큼 어려운 시간을 겪어야 했다. 선정위원회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받는 수상이라 더욱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왼손 선발 투수 다카하시 하루토. 한신 타이거스 SNS
다카하시는 수상 후 구단을 통해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 받아온, 구름 위에 있는 것 같은 상"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거둔 시즌 첫 완봉승(3월 28일 9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꼽았다. 그는 "9이닝을 다시 던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다. 감독님께서 끝까지 던지도록 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가장 만족하는 성과로 경기 수와 이닝을 언급했다. 부상으로 오랫동안 마운드를 비웠던 그에게 한 시즌을 꾸준히 소화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이기 때문. 다카하시는 "지금까지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던 내가 이만큼 던질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기 수와 이닝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트레이너와 물리치료사분들이 수년 동안 뒷받침해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온갖 시련을 거쳐 최고 투수가 된 다카하시는 "이제는 더 이상 안 되는 건가 싶었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이 도와준 덕분에 공을 던졌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얻은 상이다. 정말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만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는 계속 팀에 전력이 돼주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