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2019년 9월, 공석이었던 단장 자리에 성민규를 선임했다. 정규시즌 최하위(10위)로 떨어진 뒤 맞이한 가을이었다.
성민규는 '선출(선수 출신)'이라고 보기 민망한 프로 무대 이력을 갖춘 무명 야구인이었지만, 악바리 근성을 바탕으로 도전적인 제2의 인생을 걸어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의 일원으로 활약한 인물이었다.
부임 초기에는 파격 인사 주인공답게 시선을 모으는 행보를 보여줬다. 취업 비자가 만료돼 한국을 떠날 처지에 놓여 있었던 롯데 광팬 고(故) 캐리 마허 교수가 부산에 남을 수 있도록 야구단 홍보 업무를 맡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성적뿐 아니라 감독과의 갈등 표출한 리더십 부재, 170억원을 쓰고도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한 외부 FA 영입 실패 등 2023년 10월까지 이어진 성민규 단장 체제는 암흑기로 평가받는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파격 인사'라는 눈가림으로 모면했을 뿐이다.
롯데는 25일 이동욱 감독은 22대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더불어 창단 두 번째로 선출 이택근 KBO 전려강화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영입했다.
이택근 롯데 단장은 2020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은퇴한 뒤 구단 소속으로 지도자를 하거나 프런트 업무를 맡은 바 없다. 하지만 해설위원이나 예능 출연 등 방송 활동을 통해 야구팬과 교감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 옆에서 수석코치 역할을 해내며 전문성을 발휘하는 그의 모습은 방송을 통해 야구를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강렬하게 와닿았을 것 같다.
거침없는 의견 게재도 시선을 끈다. 이택근 단장은 올 시즌 유독 키움에 쓴소리를 자주 했다. 애정이 있는 '친정팀'인 만큼 강팀'면모를 잃은 상황에서 직언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 그렇게 경기력, 부상 선수 회복 방침, 열악한 2군 환경, 프런트 구성 인사 등 다방면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박준혁 롯데 전임 단장은 야구단에 입사해 프런트 수장에 오른 첫 인물이었다. 롯데가 내부 혁신과 육성·교육 강화 기틀을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박 전 단장도 재임 기간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책임을 지게 됐다. 그리고 구단이 창단 최장(9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해, 롯데는 다시 한번 프런트 수장에 선출을 앉혔다.
역량이 부족한 인물이 인사권과 선수 영입 전권을 휘둘러 암흑기가 도래했던 7년 전 선택. 이택근 단장은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