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브렌트퍼드전 패배 뒤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데 제르비 토트넘 감독. 사진=토트넘 SNS 현지 매체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을 향해 냉철한 진단을 내놓았다. 이적시장에만 3억 파운드(약 5680억원)를 쓰고도 '루징 멘털리티'를 고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영국 매체 BBC는 23일(한국시간) "로베르트 데 제르비 토트넘 감독은 구단의 '패배주의'를 고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다루며 개막전서 고배를 마신 토트넘을 조명했다. 이날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와의 2026~2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서 0-3으로 완패했다.
기대 이하의 결과다. 지난 2시즌 연속 EPL 17위에 그친 토트넘은 팀의 잔류에 기여한 데 제르비 감독 체제서 새판짜기에 나섰다. 앤드류 로버트슨,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산드로 토날리, 얀 폴 반 헤케 등 전방위 영입으로 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아직 진행 중인 사비뉴, 오마르 마르무시(이상 맨체스터 시티) 등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이번 이적시장에서만 3억 파운드 이상의 이적료를 쏟아부었다. 개막전 패배가 뼈아픈 이유다.
이날 BBC 역시 "데 제르비 감독은 구단의 리빌딩이 완료될 때쯤 4억 파운드에 가까운 돈을 썼을 수도 있지만, 세상의 모든 돈이 패배주의를 치료하는 확실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는 올 시즌 팀의 EPL 첫 경기면 충분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끔찍한 패배는 감독이나 구단 수뇌부가 상상했던 출발이 아니었다"면서 "이적 전략과 선수단의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브렌트퍼드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하며 굴복한 방식은 팀에 정신력을 부여하려면 막대한 이적 자금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증거를 제시했다"라고 짚었다. 특히 "완전히 새로워진 토트넘은 산산조각 나며 옛 토트넘처럼 보였다. 그는 다시 한번 심리학자로 변신해야 할 거"라고 주장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브렌트퍼드전 완패 뒤 BBC 스포츠 '매치 오브 더 데이'에 "나쁜 경기였다"며 "우리는 졌고, 경합 상황에서의 차이로 고통받았다. 그것이 이 경기의 핵심이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싸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선수가 월드컵 이후 늦게 합류했다. 선수단과 선발 명단에 새로운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모든 선수의 체력 상태가 올바른 수준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이런 유형의 경기에서 이런 식으로 플레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더 잘 분석해야 한다"라고 곱씹었다.
BBC는 데 제르비 감독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열정'과 '투지'를 꼽았다. 이어 "토트넘은 그야말로 철저히 민낯을 드러냈다"며 "데 제르비 감독은 어떻게든 이 선수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힘과 강인함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돈을 흔든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BBC는 "새로운 얼굴들도 다 좋지만, 이번 패배는 토트넘의 문제가 깊이 뿌리박혀 있음을 보여줬다"며 "사령탑은 패배로 얼룩진 두 시즌의 악몽을 쫓아내야 한다. 스쿼드를 바꿔서는 안 된다. 그는 이러한 참패가 일상화돼 버린 문화를 바꿔야만 한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은 오는 27일 찰턴과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컵(리그컵) 2라운드, 30일 뉴캐슬과 EPL 2라운드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