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룹 린킨 파크의 멤버 조한(42)이 자신의 재능과 노하우를 접목시킬 안성맞춤 프로그램을 만났다. JTBC '슈퍼밴드'에서 프로듀서로 활약 중이다.
매주 금요일 밤 9시 방송되는 '슈퍼밴드'에서 반짝 빛나는 주인공은 스타 프로듀서가 아니라, 오디션에 참가하는 뮤지션들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게 바로 프로듀서다. 조한은 참가자들이 좀 더 참신한 기획과 창의적인 무대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카메라 안팎에서 팁을 주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세계적인 뮤지션 조한의 한 마디는 참가자들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고 있다.
조한 역시 '슈퍼밴드'를 통해 얻는 게 크다. 한국계 미국인인 조한은 늘 자신에 잘 맞고, 잘 할 수 있는 한국 방송·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 꿈을 '슈퍼밴드'를 통해 이뤘다. 또 뮤지션이면서 동시에 사진작가, 영화·뮤직비디오 감독인 그는 매주 눈 앞에서 천재 뮤지션들이 펼쳐내는 마법같은 순간을 보면서 큰 영감을 얻고 있다.
2016년 록밴드 스틸하트의 멜젠코 마티예비치 이후 3년 만에 해외스타가 취중토크에 응했다. '슈퍼밴드' 촬영 때문에 최근 2주에 한 번 한국에 온다는 조한은 체력 관리를 위해 술을 안 마시려고 한다며 맥주로 가볍게 목만 축였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했다.
-보컬 없이 기타리스트 3명과 베이시스트 1명으로 구성된 조원상 팀의 무대가 큰 반향을 일으켰죠. 그 외에도 어떤 무대가 인상적이었나요. "그 팀이 바로 서로간의 파트너십과 협업을 통해 엄청난 효과를 만들어낸 사례라고 생각해요. 개개인을 봤을 때도 이미 모두 훌륭한 연주자들지만 함께 연주함으로써 각자의 연주에서는 만들어낼 수 없었던 특별한 무엇을 만들 수 있었죠. 밴드에 보컬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요즘의 DJ 같은 경우도 그렇습니다. 보컬과 함께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요. 첼로나 드럼 같은 악기와의 협업도 가능하고요. 그 팀은 이미 구조적으로 충분히 탄탄하다고 생각해요. 보컬의 유무와 몇 명으로 구성된 밴드인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에요. 중요한 건 관객을 얼마나 즐겁게 해주고 감동을 주는 음악을 할 수 있느냐죠. 그들은 그걸 해냈죠. 그 팀 말고도 사실 모든 무대가 다 인상적이었어요. 몇몇 참가자들이 간단한 기타 반주를 할 때나 협연할 때나 모두 자신들의 음악을 잘 표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자신의 음악을 잘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다른 요소들을 결합시켜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아무래도 경쟁 구조라 매번 다른 팀들과 연주를 해야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음악이 더 잘 표현되는 방식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 같아요."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나요. "아티스트들이 최대치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고 싶어요.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가이드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것 보다는 각 밴드가 자신의 음악을 매력적으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도록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이 끝나고 함께 컬래버레이션 하고 싶어하는 참가자들도 있나요. "오디션 중이라 누굴 말씀드리기 어렵네요.(웃음)"
-'슈퍼밴드' 우승자가 세계적인 스타 밴드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럼요. 그런 비전이 있어야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정신만 있다면 안 될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적인 측면에서나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죠. 결국에는 오디션 우승자가 결정되겠지만 그들뿐만 아니라 준우승팀이나 다른 참가팀들도 모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팀을 만들 수도 있을 거고요. '슈퍼밴드'는 최종목표가 아니라 도약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봐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더 넓은 시장에서 도약하고 성장할 세계적인 뮤지션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린킨파크에 대한 질문도 안 할 수 없네요.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세상을 떠나면서 현재 보컬이 공석이죠. 향후 새로운 활동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린킨파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보컬의 부재 보다) 밴드를 구성하는 멤버들간의 관계예요. 음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 즐거워야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그런 즐거움이 없어진다면 더 이상 밴드를 지속하는 의미도 없는거죠."
-보컬이 없는 밴드로서 활동할 가능성도 열려있나요. "잘 모르겠어요. 아직 멤버들과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아직 그림을 그려가는 중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그 그림이 완성될 때까지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곡들을 만들고 어떤 음악을 하느냐에 따라 그런 여러가지 것들이 결정되겠죠."
>>[취중토크 ③] 에서 계속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 사진, 영상=박세완 기자 장소협찬=가로수길 테이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