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스타트 결선 14위 기록한 박지우.사진=연합뉴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24년 만에 올림픽 입상에 실패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정재원, 박지우(이상 강원도청), 조승민, 임리원(이상 한체대 입학 예정)은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경기에 나섰다. 남자부 정재원과 여자부 박지우가 나란히 결승전에 올랐으나, 각각 5위와 14위에 올라 입상에 실패했다. 정재원은 3개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으나 좌절했다. 통산 3번째 올림픽 나선 박지우도 첫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결과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1992 알베르빌 대회서 첫 메달을 품었고, 2006 토리노 대회부터 2022 베이징 대회까지 연속 입상 행진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대회 이후 처음으로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다.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세부 종목 기준 한국 선수 최고 순위는 정재원이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서 기록한 5위다.
애초 한국은 이날 열리는 매스스타트 경기에 정재원, 박지우 등을 앞세워 대회 첫 입상을 노렸다.
매스스타트는 여러 선수가 레인 구분 없이 동시에 출발해 총 레이스의 ¼지점을 통과하는 순서에 따라 얻는 중간 점수와, 마지막 골인 순서에 따라 얻는 점수를 합쳐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일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 쇼트트랙을 접목한 경기로 알려져 있다.
정재원은 그중에서도 강력한 입상 후보였다. 올림픽이 열리는 2025~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4차 대회서 이 종목 2개의 은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2018 평창 대회 팀추월, 2022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걸기도 한 경력자다.
하지만 정재원은 결승전서 스프린트 포인트 6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한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 빅토르 할 토루프(덴마크)가 경기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나머지 선수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린 끝에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은 3위 자리를 두고 정재원이 분전했으나, 막판 스퍼트에도 입상권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3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박지우도 결승전에서 좌절했다. 그는 준결승 2조서 3위로 통과하며 생애 첫 올림픽 입상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결승전에선 단 한 번의 스프린트 포인트도 얻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출발해 막바지 역전을 노렸지만, 경쟁에서 밀리며 뒤늦게 결승선을 넘었다. 기대주로 꼽히는 조승민, 임리원은 나란히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부진 요인으로는 척박한 훈련 환경이 꼽힌다. 빙상계 관계자들은 그간 스피드스케이팅의 얕은 선수층을 지적해 왔다. 이 종목 ‘전설’ 이승훈(알펜시아) JTBC 해설위원도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 뒤 꾸준히 “태릉 빙상장 빙질이 더 나아져야 한다. 경기장 환경이 좋아지면 경기력이 당연히 좋아질 것이다, 외국에서 탈 때와 태릉에서 탈 때의 스케이팅 방법도 다르다. 어린 선수들이 태릉에만 익숙하다 보니 국제대회 경쟁력이 좀 떨어지고 성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24년 만에 ‘노(NO)메달’에 그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다시 한번 숙제를 안고 한국 땅으로 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