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우려를 딛고 화려한 재기를 알렸다. 정규시즌 홈런 45개에 포스트시즌 홈런 4개를 더해 올 시즌 공식전에서만 총 49개의 아치를 그리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김도영은 지난 1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을 끝으로 2026시즌 KBO리그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팀의 시리즈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남기며 뜻깊은 한 해를 완성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0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김도영이 5회말에 2루타를 치고 있다. 2026.10.30 [연합뉴스]
김도영에게 2025시즌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만 세 차례나 겪었다. 부상 여파로 경기 출전이 제한됐고, 연봉(5억원→2억5000만원)은 절반으로 줄었다. 무엇보다 반복된 햄스트링 부상이 선수 생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컸다. 햄스트링은 주루와 타격, 수비 등 야구선수의 핵심적인 운동 능력과 직결되는 부위. 폭발적인 스피드와 순발력을 강점으로 삼는 김도영에게는 더욱 민감한 문제였다. 이전의 운동 능력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김도영은 철저한 몸 관리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 시즌 내내 몸 상태를 관리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결국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2024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135경기 타율 0.308(496타수 153안타) 45홈런 118타점. 출루율(0.413)과 장타율(0.647)을 합한 OPS가 1.060으로 오스틴 딘(LG 트윈스·1.062)에 이은 전체 2위이자 국내 타자 중 1위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복된 부상으로 물음표가 따라붙었던 김도영이 실력으로 모든 의문에 답한 셈이다.
30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4회말 2사 1, 2루에서 한준수의 적시타 때 2루주자 김도영이 홈으로 질주하고 있다. 2026.10.30 [연합뉴스]
이제 김도영의 시선은 국가대표 무대로 향한다. 이달 중순 열리는 2026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다음 무대. 김도영은 대회 예비 엔트리 33명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을 마무리한 만큼 몸 상태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최종 엔트리 승선과 대회 출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정규시즌 50홈런에는 단 한 개가 부족했다. 하지만 김도영이 올 시즌 남긴 성과는 홈런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부상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고 다시 한번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물음표로 시작했던 시즌을 느낌표로 마무리한 김도영. APBC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