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에도 아시아쿼터 선수 신드롬을 일으킬 재목이 등장했다. 중국 출신 삼성화재 아웃사이드 히터 왕빈(25)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8회 해낸 한국 배구 대표 명문팀이다. 하지만 최근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에 빠져 있다. 지난 시즌에도 V리그 최하위(7위)였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이끌었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영입해 팀 재건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KOVO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만 3패를 당했다. 지난 시즌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V리그 정규리그 첫 경기였던 1일 평택 KB손해보험전에서 전혀 다른 경기력을 펼쳤다. 공격 효율·리시브 효율·팀 블로킹 등 다수 지표에서 앞서며 3-1 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에 1승 5패로 크게 밀렸다.
아시아쿼터 선수 왕빈이 차이를 만들었다. 그는 이날 KB손해보험전에서 팀 내 최다인 35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63.46%였다. 공격 점유율이 외국인 선수로 가세한 펠리페 호키보다 10% 이상 높은 44.44%였다.
2023~24시즌 중국 리그 최우수 윙스파이커로 선정된 왕빈은 현재 중국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지난달 폐막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한 그는 부상 관리 차 KOVO컵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왕빈이 가세한 삼성화재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그는 KB손해보험전에서 백어택 13번을 시도해 11번 성공했고, 매우 퀵오픈 성공률(67.9%)을 기록했다. 상대 블로커 대응에 맞혀 코스와 강약에 변화를 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서브에이스도 2개 기록했다.
왕빈은 2023~24시즌 여자부 정관장에 입단, 2시즌 동안 1538점을 올린 메가왓티 퍼위티(인도네시아)처럼 V리그를 흔들 수 있는 기량을 증명했다. 아직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뛰어난 경기 지배력을 갖춘 아시아쿼터 선수가 될 전망이다.
왕빈은 KB손해보험전 승리를 이끈 뒤 "V리그 팬들에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