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시즌 첫 승리를 신고하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전 감독이 지휘하는 SK는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서 안양 정관장을 84-76으로 제압했다. 뒤늦게 시즌을 출발한 SK는 시즌 1승(패)을 신고해 공동 3위가 됐다.
SK 입장에선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SK는 전반에만 턴오버 10개를 범하며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한때 정관장에 13점까지 밀리기도 했다.
반전은 3쿼터였다. 안영준과 김낙현, 자밀 워니의 득점포를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마지막 쿼터서도 추격을 뿌리치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안영준(21점)과 김낙현(16점)이 37점을 합작했고, 워니는 20점 18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뒤 전희철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전 감독은 경기 뒤 "경기 전 우려가 현실이 됐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라며 "사실 화가 많이 났다. 다들 안일하지 않았다고 하겠지만, 경기에서 보인 모습은 그렇지 않다. 제대로 분위기를 잡지 못한 내 책임도 있다"고 반성했다.
실제로 이날 상대인 정관장은 핵심 외국인 선수 존 무니 없이 경기에 임했다. 무니는 올 시즌 20.6점 12.9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특급 센터. 하지만 무릎 통증으로 휴식을 취했다. 외국인 선수 2명이 모두 건강한 SK의 우세가 점쳐졌던 배경이다.
전희철 감독은 전반을 복기하며 "상대의 공격 형태가 이전과는 달랐다"며 "다행히 후반에는 선수들이 변화를 잘 인지하고 수비 집중력을 보여줬다. 짧은 시간 조정에도 선수들이 잘 받아들여 주고, 공수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준 건 분명 잘한 거"라고 말했다.
물론 짙은 아쉬움은 여전하다. 경기 막바지 추격을 허용한 장면을 떠올린 전희철 감독은 "후반에 변화한 모습은 칭찬하고 싶지만, 느슨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며 "4쿼터에 최대 18점까지 달아나고 싶었지만, 더 치고 나가지 못했다. 우리가 고쳐야 할, 고치고 싶은 숙제"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무니 선수가 없어서 우리 입장에선 이점이 있는 경기를 했다"고 인정했다.
이제 2경기를 치른 SK가 안일한 플레이를 했다는 건 다소 의외다. 이에 전희철 감독은 "우리의 경기 집중력이 좋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사실 1쿼터 3~4분이 지났을 때 모두 교체할지 고민했는데, 경각심을 주기 위해 타임아웃도 늦췄다. 2·3쿼터에 분위기를 잡을 자신은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런 상황은 시즌 중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전희철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의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한 건 내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SK는 오는 24일 같은 장소에서 창원 LG와 정규리그 홈경기를 벌인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