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4·삼성생명)이 올 시즌 가장 치열했던 '혈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다시 한번 '셔틀콕 여제' 위용을 보여줬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안세영(24·삼성생명)이 올 시즌 가장 치열했던 '혈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다시 한번 '셔틀콕 여제' 위용을 보여줬다.
안세영은 18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덴마크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 게임 스코어 2-1(21-23, 21-14, 21-18)로 승리했다. 무려 1시간 19분 동안 이어진 명승부였다. 안세영은 이전보다 민첩한 대응을 보여준 야마구치에 2게임 중반까지 고전했지만, 강점인 체력과 끈끈한 수비를 앞세워 정상 페이스를 되찾았다. 3게임도 중반까지 6점 차까지 밀렸지만,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치른 왕즈이(중국)와의 전영 오픈 결승전 이후 44연승을 달리며 시즌 61승(1패)째를 거뒀다. 시즌 승률은 무려 98.4%. 올 시즌 9번째 우승(개인전 기준)이었다. 덴마크 오픈은 2연패다. 야마구치 상대 10연승도 이어갔다.
안세영은 3-3에서 야마구치에 대각선 리턴을 허용하며 1점, 하이클리어가 범실로 이어지며 연속 실점했다. 하지만 이어진 랠리에서 직선 스매싱을 성공했고, 상대 공격을 막지 못해 6점째를 내준 뒤 바로 야마구치의 범실을 유도해 6-6 동점을 만들었다.
안세영은 이후 추가 득점하며 1게임 처음으로 역전했고, 대각선 리턴으로 4연속, 상대 범실 유도로 5연속 득점까지 해냈다. 안세영은 이후 야마구치의 두 차례 스매싱을 막지 못했지만, 직선 스매싱으로 응수하며 3점 앞선 채 인터벌을 맞이 했다.
두 선수의 공방전은 1게임 후반으로 갈수록 치열했다. 2~4점 차 안세영의 리드가 더 벌어지지도, 좁혀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돌입한 게임 후반. 안세영은 효과적인 수비로 연속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16-13에세 드롭샷에 네트를 넘지 못해 2점 차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어진 메가 랠리에서 야마구치의 범실을 유도해 게임 포인트에 4점 차로 다가섰다. 이어진 승부에서는 네트 플레이(헤어핀) 대결에서 실점하자 똑같은 방식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야마구치의 좌우 공략에 게임 막판 3연속 실점하며 18-18 동점까지 내줬고, 다시 한번 대각선 하프 스매싱이 야마구치의 리턴에 막히며 역전까지 허용했다. 이후 1점씩 주고 받으며 듀스 승부를 펼쳤지만, 21-21에서 상대 리턴을 막지 못한 뒤 대각선 스매싱 공격까지 막지 못하며 21-2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게임을 내준 순간이었다.
안세영은 2게임, 3-0까지 앞서갔지만, 야마구치가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민첩성을 보여주며 이내 역전을 허용했다. 1게임 18-18, 21-21 상황에서 연달아 허용한 대각선 리턴을 2게임 8-9에서 다시 내줬다. 상대가 힘을 들이지 않고 툭 밀어 넘기는 대응에 안세영이 당황한 것으로 보였다.
안세영은 3점 밀린 채 인터벌에 돌입했지만, 경기 재개 뒤 득점하며 점수 차를 2로 좁혔다. 이어진 랠리에서도 득점하며 1점 차 추격도 해냈다. 다음 공격에서 시도한 리턴이 엔드라인까지 가지 못해 대각선 스매싱을 허용하며 기세가 끊겼지만, 기어코 집중력 있는 수비로 동점을 만들었다. 13-13에서는 네트 앞으로 보내는 드롭샷으로 야마구치의 수비 실패를 이끌었다.
정상 페이스를 되찾은 안세영은 연속 득점으로 16-13까지 앞섰다. 다음 랠리에서는 주무기 대각선 하프 스매싱을 프런트 코트에 떨어 뜨려 점수 차를 더 벌렸다. 멘털을 다잡은 안세영은 비로소 원래 경기력을 보여주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고, 연속 득점을 이어가며 21-14로 2게임을 마무리 했다.
운명의 3게임. 안세영은 초반 연속 범실로 2-4로 밀렸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왼쪽 점프 스매싱을 간신히 리턴했지만, 너무 가운데로 몰려 푸시 공격을 허용했다. 다음 수비 역시 어렵게 받은 공이 네트에 너무 가깝게 붙어 같은 공격을 허용했다.
2게임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안세영은 4점 차 리드를 허용했다. 수비 과정에서 미끄러져 오른쪽 아킬레스건에 통증도 생겼다. 재개된 경기에서 바로 헤어핀 대결에 밀려 1점을 내줬고, 야마구치의 주무기 점프 스매싱을 막지 못해 3-9까지 밀렸다.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특유의 '강철' 체력으로 랠리를 길게 끌고 가 연속 득점을 해냈다. 평소와 달리 클리어 대응에 소극적이었고, 상대가 범실을 범하길 기다리는 모습이 이어졌지만, 정신력 싸움만큼은 밀리지 않았다. 6점 밀린 채 인터벌을 맞이했지만, 재개된 경기에서 연속 3득점하며 3점 차로 좁혔고, 바로 야마구치의 3연속 범실을 유도해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야마구치의 변칙 대응에 고전했지만, 결국 체력 싸움으로 끌고가 상대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그렇게 안세영은 6점 차 리드를 모두 따라잡고, 4점 차까지 앞섰다. 승기를 잡은 16-12부터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리드 폭을 유지했고, 18-15에서 야마구치의 헤어핀을 푸시로 연결해 득점하며 우승 9부 능선을 넘었다.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은 안세영은 동점 허용 없이 21번째 득점을 해내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