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김지원 (사진=SBS 제공)
SBS 금토 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를 향한 의료계 일각의 반발이 등장하며 갑론을박이 뜨겁다.
15일 온라인상에는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에 대해 ‘의료 현실 왜곡 및 의료인 묘사’를 이유로 방송심의를 요청했다는 글이 공개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회진을 불필요한 잡무처럼 묘사하고,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하며, 의료행위의 불확실성마저 외면하는 연출이 반복된다”며 “극적 과장은 이해하지만, 이 정도면 의료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13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닥터X’가 팬데믹 이후 의료계 현실을 작품 내 배경에 녹이면서 비롯된 시선이다. 지난 9일 첫 방송한 ‘닥터X’는 2012년 첫 시즌을 방송해 시즌7까지 제작된 일본 인기 드라마가 원작인데, 주인공인 닥터X, 외과의사 계수정(김지원)이 실패도, 타협도 모르는 천재적인 수술 실력으로 거대한 부조리를 깨부수는 ‘메디컬 다크 히어로’를 표방하는 이야기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프리랜서 위치의 주인공이 자신의 천재적인 술기를 이용해 극중 배경인 대학병원의 권력과 이익을 좇는 의사들과 달리 환자를 구해내는 활극 구조다. 그러나 이정림 감독과 편성근 작가는 ‘닥터X’를 2026년의 한국 의료계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수술실 CCTV 법제화, 의대 증원 반대 의료 파업 등 현실의 쟁점을 건드렸다.
이는 기존 메디컬 드라마에서 없던 도발적인 설정이었다. 수술실 CCTV 법제화와 의대 증원 반대 의료 파업 모두 갑론을박이 뜨거웠던 예민한 주제였으며 현재 진행형으로 뜨거운 안건이기에 부정적인 시선이 쏠렸다.
여기에 현장 자문에 참여했다고 응급의학과 의사 겸 작가 남궁인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촬영 후기글을 게시하면서 뜻밖에도 자신이 의료인이라고 밝힌 누리꾼을 중심으로 부정 여론이 응집됐다.
의료계 일각에선 1회 초반에 등장한 서혜부 탈장 환자를 응급수술로 보내는 과정과 마취 및 처치에 대한 묘사, 심정지 환자에게 제세동을 시행하는 장면 등 일부 장면이 실제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이 나왔다.
스레드를 통해 한 누리꾼은 남 교수에게 “의학 자문하신 거 맞죠?”라고 질문했고, 남 교수가 “네, 저는 현장 자문이었습니다.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온다면 자문이랑 제작진이랑 싸우다가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됩니다”고 답하면서 ‘고증 논란’에 불이 붙었다. 사진=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캡처 이후 등장한 것이 ‘의료 현실 왜곡 및 의료인 묘사’를 이유로 한 방송심의 요청이다.
민원인은 “실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문제 제기는 필요하다”며 “전문가로서 잘못된 인식이 굳어지는 걸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닥터X’를 향한 의료인의 ‘악마화’ 우려는 오히려 드라마 소재에서 의료계가 ‘성역화’ 되어야하는가 하는 반문을 가져온다. 그렇다면 검사, 경찰 등 특정 집단의 부정부패를 다루는 창작물에 대해서도 방영 중단을 요청할 것인가.
다시금 짚지만 ‘닥터X’는 천재 의사가 답답한 의료 현실을 지적한다는 활극 구조다. 이는 일본 원작을 비롯한 전세계 창작가들이 메디컬 드라마에서 변주해온 소재다.
지난해 1월, 설 연휴 기간 갈 병원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던 의료 파업 장기화 시점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면서 공개 첫주 넷플릭스 TV쇼 한국 1위, 비영어권 글로벌 3위에 등극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닥터X’는 보다 권력 집단에 반기를 드는 타입의 주인공 계수정을 시청자들이 살면서 한번 쯤 겪어봤을 한국 의료 현실과 ‘너무 닮은 곳’에 놓았을 뿐이다.
의료계 일각의 우려와 달리 대중의 여론은 흥행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방영 2회 만에 시청률 14.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TV쇼(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남은 회차에서 논란을 뿌리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