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33)의 가을야구 복귀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상 부위의 출혈과 부종이 가라앉으면서 15일부터 타격 훈련의 첫 단계인 T-배팅에 돌입한다. '가을 삼성' 타선에 힘을 보탤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15일 "구자욱 선수의 자기공명영상(MRI) 재검진 결과, 부상 부위인 왼쪽 햄스트링의 출혈과 부종은 잡힌 상태"라며 "현재 사이클 및 가벼운 조깅이 가능하며, 오늘(15일)부터는 가벼운 T-배팅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본격적인 주루와 수비 훈련은 아직 제한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견"이라고 덧붙였다.
구자욱은 지난달 30일 대구 한화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햄스트링 힘줄이 0.5~1㎝가량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올 시즌 114경기에서 타율 0.371(420타수 156안타), 15홈런, 10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9를 기록하며 타율·출루율 2관왕에 오른 핵심 타자다. 삼성이 구자욱 이탈 후 치른 9경기에서 3승 6패, 팀 타율 0.212에 그쳤던 만큼 그의 가을야구 복귀는 절실하다.
삼성 구자욱. 삼성 제공
하지만 구단의 발표대로, 구자욱이 돌아오더라도 정상적인 외야 수비는 어려울 전망이다. 병원 재검진 결과 본격적인 주루와 수비 훈련에는 여전히 제한이 필요한 상태다. 앞서 박진만 삼성 감독 역시 구자욱의 플레이오프는 물론 한국시리즈 외야 수비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구자욱의 지명타자 선발 출전이다. 수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구자욱의 타격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 경우 베테랑 최형우의 수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두 타자의 화력을 동시에 살리려면 기존 지명타자인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서야 한다. 박 감독도 이를 염두에 두고 지난 12일 KT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최형우를 134일 만에 좌익수로 선발 출전시켜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그러나 시즌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뛴 최형우가 가을야구 단기전, 특히 외야가 넓은 잠실 원정 등에서 수비 부담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 최형우-구자욱. 삼성 제공
구자욱을 경기 후반 대타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최형우가 지명타자 자리를 지키면서 기존 외야진을 가동할 수 있어 수비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 대신 구자욱의 타석 수가 줄어들고, 출루 이후에는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대주자 교체도 고려해야 한다. 리그 정상급 타자의 공격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구자욱과 최형우의 화력을 모두 살리면서 수비 부담까지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삼성이다.
정규시즌 종료 후 이틀간 휴식을 취한 삼성은 15일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삼성은 오는 25일부터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시리즈 개막까지 남은 열흘 동안 구자욱의 타격감 회복 여부와 최형우의 외야 수비 기용을 둘러싼 공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삼성의 가을야구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