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로고.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적 해석 논쟁이 출연 배우와 제작진 등을 향한 공격으로 번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2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역사적 사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듯,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현재의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제작사와 감독, 배우와 스태프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개인의 신상과 가족 관계를 공개하거나, 관련 개인과 기업·단체의 정상적인 활동을 압박하는 행위는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나며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암살자(들)’로 시작된 역사적 해석에 대한 논쟁과 토론이 성숙한 바탕 위에서 건강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며 “영화에 대한 평가는 분명 관객의 몫이다. 그러나 이것이 창작자를 위협하고 영화 제작과 상영을 위축시키는 공격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제29회 광복절 경축식 생중계 도중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한 역사적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작품이다.
당시 수사당국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으나, 영화는 또 다른 인물의 개입 가능성을 가설로 제시한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작품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당시 권력 기간 등이 배후에 있는 것처럼 암시한다며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반면 영화적 상상력은 자유 영역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맞서면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암살자(들)’ 측은 지난달 28일 공식 입장을 통해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논쟁은 작품을 넘어 출연 배우와 제작진에게까지 번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암살자(들)’에 출연한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며, 작품에 호평을 남긴 배우들의 SNS에 비판성 댓글도 이어졌다.
결국 ‘암살자(들)’ 측은 배우와 제작진 보호 등을 이유로 예정됐던 공식 일정을 잇따라 취소했다. 배급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2일 공식 SNS를 통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 및 야외무대인사 일정을 비롯해 10월 3일부터 5일까지 무대인사 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입장문 전문.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듯,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영화에 대한 공감과 비판이 건강한 논쟁으로 펼쳐지는 것, 이것이 예술로서의 영화의 존재 가치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제작사와 감독, 배우와 스태프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 중 어느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며 관객에게 이를 요구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우리 모두가 오랫동안 싸워서 얻은 소중한 가치이며 비판 역시 표현의 자유의 한 부분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다만,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개인의 신상과 가족 관계를 공개하거나, 관련 개인과 기업·단체의 정상적인 활동을 압박하는 행위는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나며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부디 <암살자(들)>로 시작된 역사적 해석에 대한 논쟁과 토론이 성숙한 바탕 위에서 건강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에 한국 프로듀서 조합은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1. 영화 참여자의 개인에 대한 비방과 협박, 사생활 거론, 신변의 안전, 생업을 위협하는 일들을 멈추어 주십시오.
2.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유포를 중단해 주십시오.
영화에 대한 평가는 분명 관객의 몫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창작자를 위협하고 영화 제작과 상영을 위축시키는 공격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영화인들의 표현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반대하며, 이를 위해 영화인들과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