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은 운동선수들에게 공포의 부위다. 한 번 다치면 재발 위험이 높은 데다, 완전히 회복한 뒤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BO리그 통산 홈런 1위 최정(39·SSG 랜더스)은 햄스트링 부상에 대해 "무섭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김도영(23·KIA 타이거즈)에게는 더욱 그랬다. 지난 시즌 김도영은 무려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다. 한쪽이 회복되면 다른 쪽에 문제가 생기는 연쇄 부상이 반복됐다. 3월 왼쪽, 5월 오른쪽 햄스트링에 이어 8월에는 수비 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시 다쳤다. 한 구단 트레이너는 "같은 부위에 부상이 반복된다는 건, 전반적인 근육의 균형이나 힘의 비율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햄스트링과 대퇴사두근의 근력 비율, 골반의 기울기, 러닝 스타일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극복하고 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선 김도영. KIA 제공
더 큰 문제는 부상 후유증이었다. 현장에서는 부상에서 회복하더라도 김도영의 운동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햄스트링은 달리기에 중요할 뿐 아니라 타격 때 하체의 강한 회전력을 만들어낸다. 스윙 과정에서 몸의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김도영의 폭발적인 플레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근육인 셈이다.
김도영은 철저한 관리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수면부터 신경 썼다. 하루 8시간 정도 충분히 잠을 자며 회복에 힘썼고, 집에는 별도로 지압판을 마련해 몸을 관리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극복하고 올 시즌 개인 첫 40홈런 시즌을 만들어낸 김도영. KIA 제공
KIA 코칭스태프는 김도영의 출전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특히 3루수 수비에서 불필요한 부담이 쌓이지 않도록 경기 상황과 컨디션을 세심하게 살피며 기용했다. 선수의 노력과 구단의 체계적인 관리가 더해지면서 김도영은 몸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는 8일 기준으로 팀이 치른 시즌 121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김도영은 지난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40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국내 선수가 시즌 40홈런을 때려낸 건 2018년 김재환(당시 두산 베어스·44홈런)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43홈런) 한유섬(당시 SK 와이번스·41홈런) 이후 8년 만이다. 김도영에게 40홈런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자신을 세 차례나 멈춰 세웠던 햄스트링 부상을 이겨내고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극한의 공포'를 넘어선 그에게 40홈런은 끝이 아니라, 더 큰 기록을 향한 새로운 출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