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말이긴 한데…."
우규민(KT 위즈)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견제'에 발끈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발단은 강민호의 최근 인터뷰였다. 강민호는 아직 한국시리즈(KS)를 경험하지 못한 우규민을 두고 "2등부터 거쳐서 차근차근 올라와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강민호와 우규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이다. 20년 넘게 프로 무대를 지키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하지만 아직 둘 모두 우승 반지는 없다. 강민호는 지난해 처음으로 KS 무대를 밟았으나 우규민에게 KS는 여전히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이다. 그렇기에 이 발언은 강민호 특유의 재치와 여유가 묻어난, 일종의 '도발'이었다.
우규민에게 강민호의 도발을 언급하자 "기사를 통해 봤다"며 "맞는 말이긴 하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야구공은 둥글고 스포츠라는 건 정말 끝날 때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바겸(이 바닥은 겸손해야 한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우규민은 수원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KBO리그 역대 3번째이자 우완 투수 최초로 통산 9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LG 트윈스와 삼성, KT까지 세 팀을 거치면서 대기록을 쌓았다.
2024년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있는 우규민.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떠난 뒤 친정팀 LG 트윈스는 2023시즌과 2025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삼성 역시 지난해 KS를 밟았다. 우규민은 자신이 몸담았던 두 팀의 KS를 모두 팀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 우규민에게 KS는 더욱 간절한 무대다. 현재 삼성과 KT는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1위 삼성과 2위 KT의 경기 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우규민이 그토록 기다려온 KS에 강민호와 함께 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규민은 강민호와의 KS 맞대결을 고대하며 "상상만으로도 좋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야구를 해왔던 선후배 관계이자 서로 존중하는 사이"고 말했다. 이어 "맞대결 자체는 정말 감회가 새롭고 감동일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우규민은 강민호를 상대하는 순간만큼은 우정을 잠시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는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며 "(강)민호가 못 치도록 잘 준비해서 던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수민 기자 bysum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