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스페인 대표팀 시절 모레노 감독의 모습. EPA=연합뉴스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임시로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감독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프로 경력이 없는 감독이란 점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9~10월 A매치 4경기와 11월 A매치 2경기를 모레노 감독이 지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레노 감독은 축구협회의 서류, 면접 절차를 통과하고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이 됐다.
그가 2021년부터 1년간 이끈 스페인 클럽 그라나다 홈페이지에 그의 생애가 잘 담겨 있다.
그라나다는 “모레노 감독은 14세 때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학교 교내 리그 팀 코치를 맡게 됐다. 그는 그곳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을 키우기 시작했고, 경기의 모든 면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조명했다.
2025~26시즌 소치 감독 시절 모레노 감독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977년생인 모레노 감독은 지역리그에서 아마추어 선수로 뛰다가 25세에 축구화를 벗었다. 프로 경력 없이 선수 생활을 마감한 것이다. 바르셀로나대를 다녔던 그는 축구와 관계없는 상업·국제관계학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은행에서 일하면서 경기 분석을 하는 등 열정이 남달랐다.
본격적으로 축구계에 뛰어든 것은 36세 때인 2003년이었다. 이때 축구 코치 자격증을 땄다. 유소년 지도자로 첫발을 뗀 모레노 감독은 2010년 7월 인생이 바뀌었다. 당시 FC바르셀로나 B를 이끌던 루이스 엔리케 현 파리 생제르맹 감독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모레노 감독은 이때부터 바르셀로나 B 분석가로 활동했다.
이후 모레노 감독은 엔리케 감독과 함께했다. 2011년 엔리케 감독이 AS로마(이탈리아) 사령탑이 됐고, 모레노 감독은 당시 수석코치로 승격했다. 그는 셀타 비고, 바르셀로나, 스페인 축구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엔리케 감독을 보좌했다. 비선수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 위주 분석에 몰두한 지도자로 알려졌다. 전술적으로 빼어난 감독으로 분류된다.
프로 무대에서 끊임없이 증명한 모레노 감독은 2019년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던 엔리케 감독이 가족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임시 사령탑이 됐다. 그리고 이후 엔리케 감독이 대표팀으로 돌아오면서 둘이 갈라서게 됐다.
2014년 바르셀로나 시절 수석코치를 맡아 엔리케 감독(가장 오른쪽)을 보좌한 모레노 감독(왼쪽). EPA=연합뉴스 모레노 감독은 AS 모나코(프랑스), 그라나다, PFC 소치(러시아) 감독을 차례로 맡으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물론 그라나다와 소치에서는 실패를 맛보고 물러났다. 그는 2025년까지 소치를 이끈 뒤 야인 생활을 했다.
2023년에도 한국 대표팀에 지원한 적이 있는 모레노 감독은 3년이 지나서야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를 구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한국축구 역사상 스페인 지도자가 대표팀 감독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