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경기에서 18타수 7안타(1홈런)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영웅. 고척=김수민 기자 "제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어요."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23)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시즌 내내 자신을 짓눌렀던 부담을 내려놓기 시작하면서다.
올 시즌 김영웅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타율이 1할대에서 맴돌았다. 전반기에만 세 차례 부상을 겪으며 63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후반기 들어 출전 기회를 늘렸지만, 특유의 장타가 실종됐다. 시즌 장타율은 0.252에 불과했다. 결국 김영웅은 지난달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퓨처스(2군)리그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곳에서 김영웅은 먼저 마음가짐부터 돌아봤다. 최근 본지와 만난 그는 "솔직히 잘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내 부진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팀만 우승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낸 김영웅. 삼성 제공 타석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부터 내려놓았다. 자신의 안타나 타점보다 팀의 득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인지 만루 상황이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김영웅은 "무사 만루에서는 병살타가 나와도 1점이 들어온다"며 "내 타점으로 기록되지 않더라도 팀이 득점하는 것이니까 상관없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선배들의 조언도 힘이 됐다. 구자욱과 전병우 등 팀 동료들은 김영웅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곁에서 "편하게 해라", "눈치 보지 말고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려라"라고 조언했다.
변화의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김영웅은 지난 달 25~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에서 14타수 5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26일에는 만루홈런까지 터뜨리며 대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29일 대구 KT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영웅. 삼성 제공 지난달 29일 대구 KT 위즈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 경쟁의 분수령이었던 이날 김영웅은 멀티히트와 적극적인 주루로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삼성은 김영웅의 활약에 힘입어 KT를 꺾고 약 한 달 만에 다시 선두를 되찾았다.
다만 김영웅은 완전히 반등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담을 내려놓은 김영웅의 타격에는 조금씩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다.
지난 가을 삼성 팬들을 열광하게 했던 '영웅'의 모습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김영웅은 2024년 포스트시즌(PS)에서 4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PS에서도 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 '영웅의 귀환'이 반가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