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선수와 지도자, 시인, 농업인으로 활동해 온 강문신 이사장이 제주 서귀포에서 체육과 문학을 연결한 지역 문화예술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강 이사장이 이끄는 사단법인 석파시선암 문화예술원은 문학 창작과 전시, 낭송 행사 등을 운영하며 서귀포 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이 교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석파(石播)’는 강 이사장이 19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당시 사용한 필명이다. 돌밭을 일군다는 뜻의 ‘돌밭갈이’를 담아 제주에서 이어온 삶과 창작 활동을 상징한다.
강 이사장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복싱에 입문했다. 프로복싱 플라이급 랭킹 1위에 올랐던 김청일 사범에게 지도를 받은 뒤 서울 권일도장에서 훈련하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경기 중 허리 부상을 입으면서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뒤에는 마을 학생들의 요청으로 학교 운동장과 마을회관 등에서 복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농협 재직 당시에도 출근 전 시간을 활용해 지도를 이어갔다.
1980년에는 서귀포 정방폭포 인근에 지역 최초의 복싱체육관인 ‘제주복싱회관’을 설립하고 선수 육성에 나섰다. 서귀포시 복싱팀의 감독과 선수로 활동하며 제주도민체전 등 각종 대회에도 출전했다.
강 이사장이 지도한 서귀포 복싱팀은 제주도민체전에서 6년 연속 종합우승을 거뒀다. 문화예술원 측은 당시 선수층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룬 성과로,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역 복싱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서귀포 출신 선수들은 전국체전과 전국복싱선수권대회, 전국대학선수권대회, 전국신인선수권대회, 한·일 고교대항전 등에서 성과를 냈다. 국가대표 복싱 코치로 활동한 지도자도 배출했다.
문학 활동도 병행했다. 강 이사장은 서울신문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잇따라 당선돼 등단했으며, 『당신은 “서귀포…”라고 부르십시오』를 비롯해 시집 4권을 펴냈다.
이호우·이영도 시조문학상 등 10여개의 문학상을 받았으며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초대 지부장과 제5대 지부장을 맡아 지역 문학 활동을 지원했다.
지역 문화예술 공간도 단계적으로 조성했다. 2015년 석파시선암을 시작으로 2018년 석파시선재, 2023년 석파시선재·강문신 문학관을 마련했으며 2026년에는 사단법인 석파시선암 문화예술원을 설립했다.
문화예술원은 지난 4월 제6회 ‘석파시선암 철쭉제·서귀포의 시 전국 낭송대회’를 개최했다. 서귀포를 소재로 한 시를 낭송하는 행사로, 지역의 자연과 삶을 문학 콘텐츠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화예술원 측은 특정 도시를 주제로 한 전국 단위 시 낭송대회로 행사를 지속 운영하며 서귀포의 문학 자산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복싱을 통한 청소년 육성과 문학 창작, 문화공간 운영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6년 상반기 일간스포츠 선정 ‘혁신한국인 파워코리아 대상’을 수상했다.
석파시선암 문화예술원은 앞으로도 시 낭송과 전시, 창작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용우 기자 nt1p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