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얘기하면 눈물 날 것 같아요. 이준영이 아니었으면 정말 쉽지 않았을 여정이었어요.”
JTBC 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 연출을 맡은 고혜진 감독은 주인공 이준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함께 있을 때는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는지, 이준영에 대한 찬사를 5분가량이나 쏟아냈다. 고 감독은 “나보다 한참 어린데 오빠 같다. 내가 힘들어보이면 ‘누가 힘들게 했어’를 입에 달고 살았다”며 “최고의 파트너십이었다고 생각한다. ‘너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야’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신입사원 강회장’은 사업의 신이라 불리는 최성그룹 회장 강용호(손현주)가 사고를 당하면서 원치 않는 2회차 인생을 살게 되는 리마인드 라이프 스토리 드라마로, 지난 5일 최고 시청률 13.6% 기록으로 종영했다. 이준영은 극중 강용호와 영혼이 바뀌는 황준현 역을 맡아 손현주의 모습을 따라해야 하는 1인 2역을 소화했다. 손현주의 말투와 제스처를 놀랍도록 비슷하게 구현해 극찬을 받았다.
고 감독은 특별출연 형식이지만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준 손현주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제가 대본에 안 쓰여 있는 부분도 따로 요청한 장면이 많다”며 “‘후배 한 번 살린다고 생각하시고 도와 달라’ 했을 때 계속 응해주셨다”고 전했다.
“1회에 황준현과 강회장이 1대1로 처음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후반 작업을 하면서도 꽤 긴 장면이었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요. 손현주 선배의 연기를 보고 무척 놀랐고, 대선배와 하는 엄청난 감정신이라 이준영도 힘들었을 텐데 잘해줬고요. 연출이 뭘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신입사원 강회장’은 결말이 다소 호불호가 갈렸다. 이준영과 카메오로 출연한 있지 류진의 영혼이 바뀌며, 황준현이 다시 혼란을 겪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에 대해 고 감독은 “반응이 갈리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작품의 느낌상 유쾌하고 좋은 엔딩, 웃을 수 있는 엔딩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판타지와 코믹 요소가 들어간 작품인 만큼 엔딩도 비슷하게 마무리했죠. 그런데 많은 분이 12부에 준현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에 몰입하셨던 것 같아요. 웃음 포인트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러브라인을 형성한) ‘방글(이주명)이랑은 어떡해요’라는 반응을 보고, 저 역시 또 한 번 배웠어요.”
이번 작품의 흥행으로 주변에서 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고 감독은 ‘눈이 부시게’, ‘검사내전’ 등 조연출 시절 호흡을 맞춘 려원, 한지민에게도 칭찬받았다며 방긋 웃었다.
그는 “려원 씨가 지금은 촬영 들어갔는데 그 전까지는 ‘본방사수 한다고, 너무 재밌다’고 해줬고, 촬영을 보러오기도 했다. 한지민 씨도 ‘본인 어머니와 함께 재밌게 보고 있다’고 얘기해줬다”며 “저를 조연출 때부터 봤던 사람들이 걱정 반 기대 반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고 감독은 드라마 감독이 되기 전 예능 PD로 먼저 일을 시작했다. ‘크라임씬’, ‘크라임씬2’,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는 형님’ 등의 조연출을 맡다가 2016년부터 드라마국으로 옮겨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마이 유스’,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의 조연출 및 공동연출을 맡았다. ‘신입사원 강회장’은 고 감독의 첫 드라마 메인 연출작이다. 고 감독은 단막극 드라마로 만들었던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가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샌디에이고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영화 감독으로 먼저 연출 데뷔했다.
“원래도 사실 영화감독, 드라마 PD가 꿈이었어요. 예능국에서 일하면서 ‘시트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다행히 제가 ‘크라임씬’ 같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작품들을 꽤 하게 됐고,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이후 드라마국에 지원했고,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가장 자신 있고, 하고 싶은 장르로는 스릴러를 꼽으면서도 “‘이런 거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지 않으려고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음 작품 고를 때도 제가 가진 도구들, 혹은 ‘신입사원 강회장’을 통해 배운 것들을 잘 쓸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저에게 어떤 작품이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이 연출은 이런 걸 잘하네’ 하며 (대본을) 줄 수도 있고, ‘이걸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 줄 수도 있는거라서, 저에 대해 어떤 부분을 기대하는 지를 더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마지막으로 고 감독은 군대를 간 이준영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인터뷰를 유쾌하게 마무리 지었다. “하필 이 타이밍 군대를 가는 게 아쉬워요. 제대하고 복귀작 ‘나랑 하자’ 얘기했어요. 그의 의향은 모르지만 그가 ‘하자’고 하면 저는 언제든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