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데샹 감독. 사진=AP 연합뉴스 디디에 데샹(58) 감독이 프랑스 축구대표팀과 14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결과는 패배였지만, 그의 이름은 이미 프랑스 축구 역사에 가장 굵은 글씨로 새겨졌다.
프랑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위 결정전에서 잉글랜드에 4-6으로 졌다. 이날은 데샹 감독이 프랑스 대표팀을 이끈 185번째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경기 후 데샹 감독은 "인간적으로 정말 멋진 모험이었다. 대표팀과 함께한 지난 8주는 아름다웠다"고 미소 지었다. 다만 승부에는 냉정했다. "전반전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경기였다. 후반에 4-4를 만들 기회도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3위로 마쳤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승부사의 면모를 잃지 않았다.
데샹 감독은 프랑스 축구의 암흑기를 끝낸 인물이다.
2012년 지휘봉을 잡을 당시 프랑스 대표팀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훈련 보이콧 사태'의 후폭풍으로 신뢰를 잃은 상태였다. 그는 무너진 대표팀에 질서를 세우고 선수단을 하나로 묶으며 다시 세계 정상급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화려한 성과를 남겼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프랑스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안겼다. 선수 시절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 주장에 이어 감독으로도 월드컵 정상에 오른 그는 마리우 자갈루, 프란츠 베켄바워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제패한 역대 세 번째 인물이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명승부 끝에 준우승했고, 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과 2016 유럽축구선수권 준우승도 이뤄냈다. 월드컵 본선에서만 20승을 거두며 역대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14년 동안 남긴 성적은 185경기 120승.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는 수많은 대표 선수를 성장시켰고, 프랑스 대표팀에 성과 중심의 문화를 심었다.
디디에 데샹 감독. 사진=EPA 연합뉴스 같은 날 프랑스축구협회도 작별 인사를 전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데샹 감독은 높은 기준과 엄격함, 공동체 정신, 그리고 프랑스 유니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몸소 보여줬다"며 "그의 지도 아래 대표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했고, 국민의 신뢰와 존경, 사랑을 되찾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데샹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지난해 밝혔다. 그의 뒤를 이을 차기 사령탑으로는 프랑스의 또 다른 전설 지네딘 지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데샹 감독은 마지막으로 "프랑스에는 앞으로도 성장할 젊은 선수들이 많다. 대표팀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믿는다"고 후배들에게 응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