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당시 벤 아스크렌(왼쪽). 사진=MMA 파이팅 SNS "이젠 그때가 악몽처럼 느껴진다."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벤 아스크렌(42·미국)이 기적 같은 복귀를 앞두고 있다. 양쪽 폐를 모두 이식받은 지 불과 1년 만에 다시 레슬링 매트에 선다.
미국 매체 종합격투기(MMA) 전문 매체 MMA 파이팅은 16일(한국시간) 아스크렌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오는 19일 미국 밀워키에서 열리는 RAF 11에서 UFC 웰터급 챔피언 출신 벨랄 무하마드와 레슬링 경기를 치른다.
아스크렌은 2019년부터 UFC에서 3전을 치렀던 파이터다. 그는 로비 라울러, 호르헤 마스비달, 데미안 마이아 등 이름값 높은 선수들과만 옥타곤을 공유하고, UFC에서 퇴단했다. 2021년 4월 유튜버 출신 복서 제이크 폴과 복싱 경기를 치른 게 그의 마지막 공식전이었다.
그는 투병 생활을 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아스크렌이 레슬링 매트에 서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벤 아스크렌. 사진=아스크렌 SNS 아스크렌은 지난해 심각한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양쪽 폐를 모두 이식받는 대수술을 거쳐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수술 직후 공개된 모습은 팬들이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개월 동안 재활에 매달렸고, 자신이 운영하는 레슬링 아카데미에서 지도자로 복귀했다. 처음부터 현역 복귀를 꿈꾼 건 아니었다.
아스크렌은 "가끔은 모든 일이 끔찍한 악몽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다시 예전의 나처럼 느껴진다"며 "매일 약을 먹고 여전히 제약은 있지만 몸 상태는 점점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복귀의 계기는 우연했다. 레슬링 아카데미에서 고등학생 제자와 6분짜리 연습 경기를 치른 그는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아스크렌은 "혹시 4~5분 만에 쓰러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우 보수적으로 경기했는데 끝까지 버텼고 이겼다"며 "그때 '앞으로 몇 달 더 훈련하면 훨씬 좋아질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최근 폐 이식 1주년 정기 검진에서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는 "모든 검사 결과가 좋았다. 복용하는 약도 많이 줄었고 몸이 계속 좋아지는 걸 느낀다"며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모든 일에 감사하다"고 했다.
벤 아스크렌. 사진=아스크렌 SNS 이번 경험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
아스크렌은 "인생은 달라졌지만, 달라졌다고 해서 위대할 수 없는 건 아니다"라며 "누구에게나 역경은 찾아온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라고 강조했다.
상대인 무하마드는 이번 대결을 두고 "이겨도, 져도 애매한 경기"라고 농담했다. 폐 이식을 받은 선수에게 이기면 민망하고, 지면 더 민망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스크렌은 담담했다.
그는 "그저 레슬링 경기일 뿐이다. 한 명은 이기고 한 명은 진다. 그게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나는 여전히 올림픽 선수다. 폐 이식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승패와 관계없이 이번 경기는 그의 마지막이다.
아스크렌은 "더는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폐 이식 1년, 내 생일, 그리고 고향에서 치르는 경기다. '한 번은 꼭 매트에 올라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