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에서 최준용의 파울을 얻어내는 이정현. KBL 제공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고양 소노는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을 81-80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첫 세 경기를 모두 내주며 '스윕 위기'에 몰렸지만, 경기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따냈다. 반격의 서막을 알린 한판이었다. 하루 전 3차전에서는 87-86으로 앞선 종료 직전, 숀 롱에게 통한의 자유투 2개를 내주며 허무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이번에는 소노가 끝내 웃으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이정현의 존재감이 빛났다. 이정현은 77-79로 뒤진 4쿼터 막판, 임동섭의 패스를 받아 과감하게 3점 슛을 꽂아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허훈이 자유투 1구를 성공시키며 80-80 동점이 됐고, 경기는 연장으로 향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정현은 마지막 순간에도 해결사였다. 4쿼터 종료 3.6초를 남기고 공격을 시도해 최준용의 파울을 유도했고, 침착하게 자유투 1구를 성공시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3점 슛 6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 22점을 올리며 에이스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에서 마지막 자유투를 시도하는 이정현. KBL 제공
경기 뒤 이정현은 "오늘 백투백 경기로 굉장히 힘들었다. 3차전까지 3패를 당한 상황이서 부담도 많이 됐다. 심정이 조금 복잡했다"며 "3차전을 마지막 1점 차로 졌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어느 정도 타격이 있었던 거 같다.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5차전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이날 자유투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77-76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한 것. 그는 "(경기 종료 직전 얻은 자유투 2구는) 일부러 넣지 않았다. 그 전에 2개를 놓친 게 굉장히 생각나더라"며 "부담은 있었는데 1구가 들어가면서 끝낼 수 있었다. 이기고 나니까 3차전이 많이 생각난다. 연승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마지막 공격 패턴은 이정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손창환 소노 감독은 "선수들이 준 아이디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현은 "시간이 적은 상황이어서 할 수 있는 패턴이 많지 않았다. 3초밖에 없었기 때문에 간결하게 패턴을 급조해 얘길 드렸는데, 감독님이 '그렇게 하자'고 하시더라.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다. 패턴대로 움직임이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어제 경기에서 그렇게 지고 오늘 점심 먹기 전 미팅을 했는데 다들 기가 없었다. 그런데 막상 코트에 나오니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고양에서 열리는) 5차전 티켓팅이 열렸는데 전석 매진이라고 들었다. 홈팬들은 포기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좋은 결과로 나온 거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을 승리한 뒤 인터뷰하는 이정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