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극복한 오른손 투수 황동하(24·KIA 타이거즈)가 어렵게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를 다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던 거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22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5선발 김태형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 한 자리가 공석이 됐고, 이 역할은 스윙맨 황동하에게 맡길 예정이다. 지난해 5월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멈춰있던 황동하의 '선발 시계'가 다시 움직이게 됐다.
올 시즌 개막 후 줄곧 불펜에서 뛰던 황동하가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KIA 제공
황동하는 지난해 5월 8일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원정 숙소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다 이동하던 차량과 부딪혀 '요추 2번과 3번 횡돌기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 재활 치료를 거쳐 9월 23일, 무려 137일 만에 1군 무대에 복귀했으나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로만 나섰다. 올 시즌 역시 선발 경쟁에서 밀린 그는 불펜에서 대기하며, 22일까지 총 7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했다. 26일 롯데전은 교통사고 이후 첫 선발 등판 경기가 될 전망. 황동하는 "기회를 잡았다기보다, 요즘 너무 안 좋았다"며 "어떤 상황에서 나오더라도 잘 던져야 하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 보니까 그게 독이 된 거 같다"고 자책했다.
그럴 만도 하다. 황동하의 올해 평균자책점은 10.03으로 부진하다. 피안타율(0.320)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2.14) 역시 높은 편이다. 다만 선발 투수가 일찍 강판당하거나 팀이 뒤지는 상황에서 등판한 경우가 많았다. 불펜 소모를 줄여야 할 때 긴 이닝을 책임지는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황동하는 "의욕은 항상 넘치지만 사실 지금 1군에 있는 게 기적"이라며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고 기용해 주시는 거에 감사하다. 거기에 선발 기회까지 주셨는데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한 뒤 첫 선발 복귀를 앞둔 황동하. KIA 제공
황동하는 올 시즌 첫 등판을 망쳤다. 지난달 29일 열린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3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는 "2025년에는 시즌 첫 등판을 잘 던지고 시작했다. 올해는 아니었다. 개막 시리즈 중 한 경기(SSG전)에 나가 너무 못 던졌다. 그래서 위축됐던 거 같다"며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는데 계속 생각 나더라. 이후에 회복이 잘 안됐다"고 돌아봤다.
황동하는 현재 교통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도 싸우고 있다. 야구장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여전히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롯데전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임시 선발'이지만 투구 내용에 따라 '정식 선발'이 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동하가 어떻게 던지는지 체크해 보고 가장 좋은 방향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황동하는 "80구, 90구까지도 가능하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