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군에 콜업돼 등판한 첫 경기에서도 무너진 이민석.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우완 투수 이민석(23)이 자신의 야구 인생 가장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이민석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홈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소속팀 롯데가 1-5로 지고 있었던 9회 초, 사실상 패전조로 등판했지만 5타자를 상대하며 2피안타 2볼넷 1사구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양의지에게 2타점 우전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고, 강판된 뒤 구원 투수(김강현)이 이유찬에게 적시타를 맞고 기출루자가 모두 홈을 밟아 실점은 4로 늘었다.
이민석은 이날 1군에 콜업됐다. 개막 엔트리에 들었던 그는 3이닝 5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한 3일 SSG 랜더스전을 마지막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 회복 기간을 거친 뒤 롱릴리버나 추격·패전조 임무 수행을 위해 다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첫 등판부터 무너졌다.
김태형 감독은 이민석이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고 후속 타자 김민석에게 초구로 매우 낮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던지자, 바로 투수 교체 지시를 내렸다. 김 감독은 종종 타자와의 승부가 시작된 상황에서 투수를 교체하는데, 영점을 전혀 잡지 못하거나 타자와 싸울 기세가 부족해 보일 때 보통 그런 결단을 내린다.
고작 3분의 2이닝 동안 남긴 처참한 기록과 사령탑 특단의 조처. 두루 고려했을 때 이민석에겐 최악의 날이었다.
이민석은 2022 1차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그동안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5월 대체 선발로 기회를 얻어 선발 등판한 4번 나서 평균 5이닝을 막아내며 반등했다. 심지어 6~7월 등판한 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하며 국내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2.68)을 기록했다.
150㎞/h 강속구를 던지는 1차 지명 특급 유망주. 이민석은 롯데 선발진의 미래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2년 차 징크스'라는 스포츠 속설을 적용하기도 어려울 만큼 퇴보한 인상을 주고 있다. 올해 1차 스프링캠프 도중 퓨처스팀 이동 지시를 받았을 만큼 개막 준비가 부족했다. 그럼에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이날 두산전에서 다시 콜업돼 기회를 얻었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3일 SSG전에 비해 코너워크가 잘된 점은 기대 요인이다. 22일 두산전 1사 뒤 박찬호에게 허용한 내야 안타는 152㎞/h 직구가 타자 몸쪽(우타자 기준)으로 파고 들었지만, 타자가 잘 쳤다. 후속 조수행에게 볼넷을 허용한 6구째 직구 역시 몸쪽(좌타자 기준) 보더라인에서 살짝 벗어난 공이었다. 만루에서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허용할 때도 타자들이 가장 공략하기 어려워하는 바깥쪽 무릎 높이 낮은 코스에 꽂힌 공이었다.
이민석은 가장 페이스가 좋았던 지난해 6~7월에도 피안타율(0.272)과 이닝당 출루 허용(1.59)가 높은 편이었다. 어떤 경로든 주자를 많이 내보내는 건 문제점을 찾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두산전 투구만 보고 그의 효용 가치를 단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민석이 또 2군행 지시를 받으면,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르는 시기를 기약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민석에게 이번 엔트리 등록 기간 중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이 정체하거나 퇴보하지 않았다는 걸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