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호주전에서 투구에 손가락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천제셴. [AP=연합뉴스]
투구에 맞아 손가락이 골절된 대만 야구대표팀 간판타자 천제셴(32)이 7일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체코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소화하는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왼손 검지에 붕대를 감은 상태라 일반적으로 천제셴은 왼손에 타격 장갑을 착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는 아예 왼손 타격 장갑의 검지를 잘라냈다'며 '특별히 타격 연습을 위해 타석에 섰는데 대만 팬들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곧바로 놀라움의 탄성을 자아냈다. 천제셴이 가볍게 공을 담장 너머로 넘기자,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바뀌며 현장이 뜨거워졌다'고 전했다.
천제셴은 지난 5일 열린 대회 조별리그 호주와의 1차전에서 투구에 손가락을 맞아 골절됐다. 대만 팬들이 사구 당사자인 투수 잭 오러플린의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비판 댓글을 달아 천제셴이 자중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부상으로 잔여 경기 결장이 불가피했다. 또한, 대회 규정상 각 라운드 종료 후 부상 선수를 교체할 수 없어서 천제셴의 대체 선수 발탁 역시 불가능하다.
Taiwan's Chen Chieh-hsien reacts after getting hit by a pitch by Australia's pitcher Jack O'Loughlin in the sixth inning of a World Baseball Classic game in Tokyo, Thursday, March 5, 2026. (AP Photo/Hiro Komae)/2026-03-05 13:38:30/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호주에 이어 6일 일본전을 완패(0-13, 7회 콜드게임)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정하오쥐 대만 감독은 천제셴을 대주자 정도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했지만, 선수의 생각은 달랐다. 붕대를 감은 손으로 타격 연습을 시작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천제셴은 "의미가 매우 강하다. 경기장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며 "이건 연습일 뿐 경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적어도 난 지금 준비가 돼 있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천제셴의 타격 훈련이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꾼 것일까. 이번 대회 첫 두 경기에서 '16이닝 무득점'에 그쳤던 대만 타선은 체코와의 경기 1회에 2점을 뽑아내며 지긋지긋했던 침묵을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