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와 김선호. ‘얼굴 천재’ 차은우에 이어 ‘대세 배우’ 김선호까지,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톱스타들이 연이어 탈세 의혹의 중심에 섰다. 대중은 배신감을 토로하지만, 법조인의 시각에서 이 두 사건은 ‘1인 기획사(가족 법인)’라는 출발점만 같을 뿐, 그 이후의 대처와 법적 쟁점은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최근 김선호 측은 탈세 의혹에 대해 “2024년 법인을 설립했으나 오해의 소지가 있어 운영을 중단했고, 현재는 개인으로 정산받고 있다”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차은우 측은 개인 법인 소재지인 ‘장어집’ 주소를 논란이 불거지자 이전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김선호 측의 해명은 법적으로 매우 의미심장하다. 핵심은 “오해의 소지를 인지한 후 운영을 멈췄다”는 대목이다.
세법상 형사 처벌(조세포탈죄)의 핵심 요건은 ‘고의성’이다. 김선호의 주장대로 그가 법인을 만들었으나 실질적인 활동(매출 발생 등)을 하다가 문제가 될 것 같아 스스로 중단하고, 2025년 2월부터는 다시 개인 정산으로 돌아갔다면 이는 ‘자발적 시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상당하다.
설령 과거(2024년)의 법인 운영 기간에 대해 세무당국이 “법인의 실체가 부족했다”고 판단하여 개인 소득세를 추징하더라도, “탈세의 적극적인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경영 판단의 착오였다”는 방어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 즉 세금은 더 낼지언정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로 형사처벌될 확률은 낮아지는 것이다. 이는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정석적인 대응에 가깝다.
반면 차은우의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하다. 차은우 법인 주소지가 모친이 운영하는 ‘장어 식당’으로 되어 있어 페이퍼 컴퍼니 의혹이 일었다. 해당 법인은 강화군청의 조사가 이뤄진 지난달 26일 강남구청으로 전출 처리가 완료됐다.
해당 법인의 주소지 여부와는 별개로, “과연 그곳에서 실질적인 매니지먼트 업무가 이루어졌는가?”라는 국세청의 핵심 질문에는 여전히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과정 뒤에 있는 ‘법률∙세무 전문가’들의 존재다. 김선호가 법인을 세웠다가 폐업을 하겠다고 한 것도, 차은우가 모친이 운영하는 강화도 장어집 주소에 법인을 세운 것도, 연예인 혼자 결정했을 리 만무하다. 분명 “이렇게 하면 절세가 된다”, “명의를 바꾸면 문제없다”고 조언한 법률∙세무 전문가가 있었을 것이다.
일부 비양심적인 전문가들은 문제가 터지면 근본적인 해결책 대신 꼼수를 제안하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만든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일로로 이끈다.
김선호와 차은우, 두 사례는 엔터 업계에 명확한 교훈을 준다.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즉시 멈추고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나마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거짓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꼼수를 쓰는 것”은 법적으로 파멸로 가기 쉽다.
연예인은 이제 단순한 아티스트가 아니라 사실상 엔터산업의 ‘경영자(CEO)’다. 경영자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되, 그것이 상식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문제를 은폐하기 위한 달콤한 속삭임은 전문가의 조언이 아니라 악마의 유혹이다.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 ▶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구하라,박수홍, 오메가엑스, 선우은숙 사건 등 굵직한 연예계 분쟁을 수행한 엔터테인먼트 분쟁 전문가입니다. 다수의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법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