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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NPB 홀드왕이 돌아왔다' MLB 복귀 물거품, "어떤 등판도 마다하지 않겠다"

오른손 특급 불펜 루이스 페르도모(31)가 일본으로 돌아왔다.일본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페르도모가 (오릭스 버팔로스 홈구장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20일 일제히 전했다. 페르도모는 지난 시즌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 불펜이었다. 53경기에 등판, 1승 3패 4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13으로 지바 롯데 마린스 구단의 뒷문을 책임졌다. 홀드는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를 통틀어 전체 1위. 하지만 시즌 뒤 페르도모는 메이저리그(MLB) 재도전 의사를 밝히며 미국으로 돌아갔다.워싱턴 내셔널스 구단과 마이너리그 계약한 페르도모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 결과 멕시칸리그를 거쳐 NPB 재도전을 선택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페르도모의 MLB 통산(6년) 성적은 23승 31패 8홀드 평균자책점 5.12이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뛴 2022년 9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이 마지막 등판. MLB 꿈을 접은 페르도모는 NPB 무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오릭스는 굉장히 강한 팀이고 이 팀에 합류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7회, 8회, 9회까지 어떤 등판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페르도모의 추정 연봉은 5000만엔(4억3000만원)이다. 오릭스로선 천군만마다. 퍼시픽리그 5위로 처진 오릭스(29승 33패)는 리그 선두 소프트뱅크 호크스(41승 19패)에 무려 13경기 뒤져있다. 히라노 요시히사(7세이브, 평균자책점 4.22)의 부진 탓에 불펜의 위력이 떨어져 있는데 페르도모의 합류로 전력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페르도모는 입단 기자회견에 앞서 19일 1군 선수로 이미 등록을 마쳤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20 15:49
프로야구

삼성·고우석발 연쇄 이동, 마무리 판도 확 바뀐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화두는 ‘불펜 투수들의 이동’이다.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김재윤·오승환·홍건희·임창민 등 무려 4명의 마무리 투수들이 나왔다. 여기에 고우석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도전하면서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절반이 팀을 옮길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3명이 벌써 팀을 옮겼다. KT 위즈에서 8시즌 동안 169세이브를 올린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고,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26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임창민도 삼성과 FA 계약을 맺었다. LG 트윈스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고우석(통산 139세이브)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오승환은 삼성 잔류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이 재계약한다면 삼성은 지난해 세이브 2위(김재윤·32개), 3위(오승환·30개), 6위(임창민·26개) 투수들을 보유하게 된다. 다만 팀에서 발생한 세이브 기회를 세 명이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에 개인 기록에는 영향이 생긴다. 지난해와 다른 판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KT와 키움은 새 마무리 투수를 찾아야 한다. 유력 후보는 확실하다. KT는 ‘제2의 오승환’이라 평가받는 박영현을 차기 마무리로 점 찍어두고 있다. 박영현은 지난해 32홀드를 기록하며 최연소 홀드왕에 등극한 바 있다. 포스트시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에서 마무리 투수를 한 경험도 있다. 박영현도 “욕심이 난다. 내 꿈이 KT의 마무리 투수였기 때문에 열심히 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키움은 조상우가 돌아온다. 조상우는 2022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최근 소집해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입대하기 전에도 조상우는 히어로즈의 뒷문을 책임져 왔다. 150㎞/h 후반대의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2019년 20개, 2020년 33개, 2021년 15개)를 올린 바 있다. LG는 고우석의 포스팅을 수락했을 때부터 차기 마무리 투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멘털과 구종 등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유영찬의 (마무리 투수) 확률을 가장 높게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승 3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한 유영찬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배짱 있는 투구로 6이닝(3경기) 1실점의 호투를 펼친 바 있다. 평균 시속 146㎞의 빠른 공을 앞세워 디펜딩챔피언 LG의 뒷문을 맡을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2024.01.12 08:04
프로야구

[김인식 클래식] "예상외의 반전 보여준 세 팀···롯데와 KIA 그리고 한화"

매년 정규시즌 개막 전 판도를 예측할 때 전문가들은 “팀 간 전력이 엇비슷하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정작 개막 한 달 후에는 선두와 최하위의 격차가 확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은 정말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투타 밸런스가 좋은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팀의 전력은 비슷하다.개막 한 달, 벌써 세 가지 예상이 빗나갔다. 예상외의 반전을 보여주는 세 팀이 있다.롯데는 지난 30일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11년 만에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롯데가 8연승을 달린 건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이후 13년 만이다.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유강남(포수)과 노진혁(유격수) 한현희(투수)를 데려오며 영입 한도 3명을 꽉 채웠다. 방출생까지 데려오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이런 구성이라면 충분히 가을 야구를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다.그래도 롯데가 1위까지 도달할지 몰랐다. 예상을 뛰어넘어 정말 잘한다. 나균안이 선발 투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고, 불펜과 마무리가 조화를 이룬다. 공격에선 두산에서 방출돼 롯데 유니폼을 입은 안권수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정말 잘하더라. 1년 내내 경기 하다 보면 '운'도 따라줘야 한다. 최근 맞붙은 NC 다이노스나 한화 이글스 등 상대가 실수해 롯데에 찬스가 넘어오곤 했다. 승운이 따라왔다.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 선수가 속출, 험난한 레이스가 예상됐다. 그런데 KIA는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승률 5할을 돌파했다. 예상외로 공격력이 활발하다. 그 이유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이다. 홀드왕 출신 장현식이 4월 말 복귀한 것도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탰다. 주말 3연전에서는 KIA가 잘한 점도 있지만, LG가 홈 스틸을 허용하고 외야수 문성주가 손쉬운 플라이를 놓치는 등 자멸한 영향도 컸다. 다만 KIA 마무리 정해영(3승 1패 2세이브)은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보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3㎞ 떨어진 141㎞에 그친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닌지 우려가 든다. 비시즌 채은성과 이태양 등을 영입한 한화는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너무 못한다. 선수 구성을 보면 이렇게 하위권에 처질 전력이 아니다. 벤치의 '미스'도 아쉽다. 지난달 19일 두산 베어스전, 7-5로 앞선 9회 초 무사 1루(대주자 양찬열) 상황에서 타석에는 김재환이 서 있었다. 풀카운트 승부가 이어졌는데 1루수(채은성)가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계속 베이스에 붙어있더라. 상식 밖의 수비 포메이션이다. 결국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맞고 7-6 추격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선 어차피 1루 주자가 다음 베이스로 뛴다. 한 점을 뺏기더라도 동점이 되지 않는 만큼 주자를 너무 신경 쓸 필요 없다. 이럴 때는 1루수가 정상 수비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감독이나 수비 코치가 세심하게 보고, 부족한 점을 간파해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23일 LG전에서는 4-6으로 뒤진 8회 말 5-6으로 따라붙은 뒤 정은원이 무사 만루에서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쳤다. 이때 3루 주자 채은성이 동점 득점을 올렸고, 2루 주자 이성곤은 3루 진루에 그쳤다. 이 상황에서 LG 우익수 문성주가 공을 한 번에 놓쳤다. 그런데 한화 3루 주루 대릴 케네디 코치는 문성주가 최초로 공을 잡으려고 할 때 벌써 ‘3루에서 멈추라’는 동작을 취했다. 만일 이성곤이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득점했을지도 모른다. 무사 만루여서 무리할 필요는 없었지만 이런 세밀한 플레이가 승리와 연관된다. 한화에서 이런 경우는 흔치 않게 일어난다. 어렵게 동점을 만들고 역전 찬스를 놓쳐 무너지는 패턴이 자주 반복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5.02 08:26
프로야구

[개막 설문] “춘추전국시대”…5강 후보 LG와 KT 몰표

프로야구가 긴 겨울잠을 끝내고 막을 올린다.KBO리그는 1일 개막해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 들어간다. 오프시즌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의 이적과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맞물려 어느 해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초전'이던 시범경기에선 지난해 5강 탈락팀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1·2위에 오르고, 한국시리즈 진출팀 키움 히어로즈가 최하위에 머물렀다. 본지는 프로야구 해설위원 7명을 대상으로 '2023시즌 판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올해는 어느 팀도 우승할 수 있고 어느 팀도 최하위로 갈 수 있을 거 같다"며 춘추전국시대를 예상했다.◇ 5강 후보 7표 몰표받은 LG와 KTLG 트윈스와 KT 위즈는 해설위원들이 빠짐없이 '5강 후보'로 꼽았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LG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이라며 "구멍이 없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부상으로 늦게 출발하지만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불펜 뎁스(선수층)가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지난 시즌 구원왕 고우석은 현재 오른 어깨 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 염증 문제로 재활 치료 중이다. 작지 않은 마이너스 요소지만 LG는 홀드왕 정우영을 비롯해 이정용·이우찬 등을 적재적소 투입, 인해전술로 고우석의 공백을 채울 계획이다. 김동수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LG는 채은성(한화)과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이 이탈했지만,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는 베테랑이 워낙 많다"고 말했다. KT를 향한 표심도 뜨거웠다. KT는 시범경기 내내 악재가 터졌다. 필승조 핵심 자원 주권과 김민수가 각각 전열에서 이탈했다. 두 선수 모두 근육 부상을 당해 두 달가량 공백이 불가피하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주전 중견수 배정대마저 왼손등이 골절됐다. 5~6주 정도 경기를 뛰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와 초비상이 걸렸다.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KT가 우승 후보지만 초반 부상 변수가 너무 많다. 그래도 선발 투수진에 워낙 강점이 있는 팀"이라고 했다. 이종열 위원은 "부상자가 많긴 한데 전력을 봤을 때 지난해보다 크게 빠진 게 없는 거 같다. 선발이 가장 안정적인 팀이 KT다. 외국인 원투 펀치(웨스 벤자민·보 슐서)에 소형준과 고영표면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철 위원도 "KT 선발진은 변수보다 상수에 가깝다"고 비슷한 평가를 했다.◇한국시리즈 매치업은 LG와 어떤 팀? 5강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서 한 발 더 들어가 봤다. 바로 "한국시리즈(KS) 매치업을 예상해달라"고 과감하게 물었다. 해설위원 7명 중 6명이 LG의 KS 진출에 표를 던졌다. LG와 상대할 다른 한 팀은 SSG 랜더스, KT, 키움 히어로즈가 고르게 꼽혔다. 정민태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LG는 투타가 모두 안정적이다. KS 한 자리를 확실히 가져갈 거 같다"며 "키움과 SSG 중 한 팀이 KS에 올라갈 거 같은데 SSG는 외국인 투수가 다소 불안하다. 키움은 안우진에 에릭 요키시, 최원태까지 투수가 강해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고 말했다. 정민철 위원은 "정규시즌 초반 레이스가 어려울 거 같다"면서도 "심우준의 입대로 생긴 공백을 김상수로 메우며 전력 손실을 막았다. 국내 선발진이 좋고 박병호·강백호·황재균·알포드가 지키는 타선도 좋은 편"이라면서 KT의 손을 들어줬다.SSG는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가 어깨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이다. 장기 이탈이 예상돼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이종열 위원은 "결정을 하려면 빨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수 위원은 "SSG는 외국인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국내 선발진(김광현·문승원·박종훈)의 힘이 좋아서 정상을 노릴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 중 윤희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만 KS 매치업으로 LG가 빠진 키움-KIA 타이거즈전을 선택했다. 윤희상 위원은 "키움은 안우진을 필두로 한 선발진이 '판타스틱4'에 가깝다. KIA도 (기존 전략을 유지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를 잘 뽑은 거 같다"고 말했다. ◇삼성과 두산, 롯데도 웃을 수 있을까김동수 위원은 삼성을 5강 후보로 꼽았다. 김 위원은 "박진만 감독 체제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물론 그게 성적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더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다. 오재일·이원석 베테랑 선수들과 이재현·김지찬 등 젊은 선수의 신구 조화도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7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박진만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시범경기에선 10승 4패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삼성과 함께 눈길을 끄는 건 두산 베어스다.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두산은 '삼성 레전드' 이승엽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이어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FA로 재영입하며 오프시즌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정민철 위원은 "두산은 도약할 수 있는 팀이다. 양의지 효과가 클 거 같고, 지난해 부진했던 양석환과 김재환의 반등 가능성도 크다"며 5강을 예상했다. 이순철 위원도 "두산은 딜런 파일이 부상 때문에 초반 뛰지 못하지만,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어느 정도 세팅이 돼 있다. 투수들이 괜찮고 그동안 우승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충분히 발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롯데도 5강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정민태 위원은 "기본적으로 5강 후보는 투수력이 좋은 팀으로 꼽았다"며 "롯데는 외국인 투수 2명(찰리 반즈·댄 스트레일리)이 괜찮다. 여기에 박세웅이 있고 한현희가 합류하면서 선발진이 향상됐다. 마무리도 다른 팀에 비해 탄탄하다"고 말했다.2023년 KBO리그 전망은 쉽지 않은 설문이었다. 한 해설위원은 "올 시즌 전력이 유독 평준화된 거 같다. 외국인 투수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좋고 잠재력을 드러낸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 5강 후보를 예상하면서 나머지 다섯 개 팀과의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만년 최하위 한화도 순위 경쟁을 기대한다.배중현·안희수·윤승재·차승윤 기자 2023.03.31 07:30
프로야구

[IS 포커스]정우영 VS 김민수, 안갯속 홀드왕 경쟁

2022년 '넘버원' 셋업맨을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전반기까지 리그 홀드 1위는 23개를 기록한 키움 히어로즈 셋업맨 김재웅이었다. 그는 후반기 팀이 치른 첫 9경기에서 홀드 4개를 더 추가하며 독주 체제를 갖추는 듯 보였다. 14일 기준으로 김재웅의 홀드 개수는 27개 그대로다. 키움의 뒷문이 갑자기 흔들린 8월 초 그가 마무리 투수를 맡았기 때문이다. 김재웅은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8월 3일 SSG 랜더스전 등판 뒤 "타이틀(홀드왕) 도전을 더 하지 못해 아쉽지만, 팀이 먼저"라고 했다. 김재웅이 이탈하며 홀드왕 판도가 달라졌다. 현재 LG 트윈스 정우영(23)과 KT 위즈 김민수(28)의 이파전이다. 정우영은 14일 기준으로 29홀드를 기록,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데뷔 시즌(2019)부터 16홀드를 올린 정우영은 이후 3년(2020~2022) 연속 20홀드 이상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올라섰다. 최고 시속 157㎞까지 찍히는 투심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뿌린다. 지난 시즌부터 구사율을 높인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통하고 있다. 정우영의 소속팀 LG는 후반기 치른 38경기에서 승률 0.622를 기록했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1위였다. 리드를 잡는 경기가 많으면 셋업맨이 홀드를 추가할 기회도 늘어난다. 정우영이 홀드왕 레이스에서 유리한 이유다. 투구 기복은 변수다. 정우영은 지난 시즌(2021)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122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8월 이후 우타자 피안타율이 0.381에 이른다. 9월 등판한 첫 3경기 모두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우타자 황재균(KT), 야시엘 푸이그(키움)에게 정타를 허용했다. 7일 SSG전에서는 사구 1개, 볼넷 1개를 내주기도했다. KT 마운드 '마당쇠' 김민수는 14일 기준으로 26홀드를 기록,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홀드를 추가하는 페이스는 정우영보다 빠르다. 후반기에만 13개를 챙겼다. 정우영은 8개. 김민수는 내구성이 강한 투수다. 2019~2020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을 맡았다.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나다. 올 시즌도 리그 구원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등판(66경기)과 이닝(68과 3분의 1이닝)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막판이지만 여전히 구위가 좋다.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전반기 막판 "(김)민수의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후반기는 더 위력이 생길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김민수는 올 시즌 등판한 6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했다. 큰 기복 없이 자신의 임무를 잘 해내고 있다. 정우영과 김민수 모두 이미 홀드 기록에서는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데뷔 처음으로 홀드왕까지 노린다. 안희수 기자 2022.09.15 08:00
야구

무명→홀드 1위, 이승진의 특별한 1년

이승진(26·두산)은 불과 1년 만에 무명에서 '불펜 에이스'로 성장했다. 두산 오른손 투수 이승진은 22일 현재 21경기(25⅓이닝)에 등판, 1승 1패·13홀드·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리그 홀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0번 이상 등판한 불펜 투수 중 가장 낮다.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도 0.188에 불과하다. 이승진은 시속 150㎞까지 찍히는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공격적인 승부를 펼친다.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도 완성도가 높다. 현재 그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셋업맨이다. 이승진은 지난해 5월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이승진을 미래의 선발 투수로 점찍었고, 1군 백업 포수인 이흥련을 SSG에 보내는 출혈을 감수하며 그를 영입했다. 당시에는 두산이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승진은 하위 라운더(2014 2차 7라운드)였고, 1군 등판도 51경기에 불과했다. 이적 직후 등판한 2경기에서도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이후 두 달(6~7월) 동안 2군에서 재정비하며 급성장했다. 권명철 코치로부터 팔 스윙을 교정받았고, 김상진 코치와 힘을 더 쏟아 투구할 수 있는 밸런스를 만들었다. 배영수 코치와는 경기 운영 능력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배영수 코치는 공격적인 투구를 특히 강조했다고. 이승진은 지난해 7월 31일 NC전에서 다시 1군에 콜업됐다. 시속 140㎞대 초반에 불과했던 포심 구속이 146㎞까지 올라왔다. 8월 4일 삼성전에서는 148㎞가 찍혔다. 김태형 감독은 "이적 뒤 첫 등판이었던 6월보다 구위와 밸런스가 두루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승진은 "2군 코치님들 덕분에 밸런스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8월 한 달 동안은 선발 투수로 나섰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이탈 공백을 메웠다. 9월부터 1이닝 이상 소화하는 불펜 투수로 뛰었다. 10월부터는 필승조 일원이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한국시리즈까지 9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2021시즌 개막 전까지 그는 마무리 투수 후보였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구위가 가장 좋은 이승진을 이닝과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승진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어느새 홀드왕 후보로 올라섰다. 김태형 감독은 "작년(2020년)에 있던 제구 기복도 올해는 잡은 것 같더라. 변화구도 한층 안정됐다. 좋은 결과가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향상된 것 같다. 이승진이 두루 발전했다"라며 흐뭇해했다. 이승진은 지난 3월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무명 투수, 기대주였던 이승진은 이제 두산 불펜의 주축이자, 한국 야구의 기대주로 인정받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1.05.23 09:48
야구

[IS 포커스] "앞으로 전쟁터 될 수 있다"…연봉 조정, 판도라 상자 열렸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KBO리그에서 연봉 조정 제도는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이었다. KBO리그 규약 제75조에 명시된 선수 권리지만, 대부분 이를 포기했다. 2012년 이대형(당시 LG) 이후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단 한 명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연봉 갈등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연봉 조정 신청 마감일(매년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계약을 완료하지 않은 사례가 매년 수없이 반복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조정 신청을 피했다. 구단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걸 경계했다. '승산 없는 싸움'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역대 조정위원회가 열린 스무 번의 사례 중 선수 요구액이 수용된 건 2002년 류지현(당시 LG)이 유일했다. 승률 5%. 그런 면에서 주권(26·KT)의 '선택'은 의미가 크다. 지난해 홀드왕에 오른 주권은 최근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구단은 1억5000만원에서 7000만원 인상된 2억2000만원을 제시했다. 선수가 요구한 금액은 2억5000만원. 예년 같았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구단 제시액에서 합의가 이뤄졌겠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투수로는 2010년 조정훈(당시 롯데) 이후 11년 만에 연봉 조정 권리를 행사했다. KBO 공인대리인 A 씨는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신청을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다. 사실 우리도 연봉 조정 신청 여부를 두고 고민한 선수가 하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신청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올 시즌 이후에는 연봉 조정을 해달라는 선수가 (리그 전체에) 3~4명 정도 나올 것 같다. 전쟁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공인대리인도 "선수 중 연봉 조정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이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연봉 조정을 피했던 이유 중 하나가 '내가 먼저 총대 멜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다. 연봉 조정 신청 여부를 놓고 서로 눈치만 보던 상황에서 주권이 과감하게 권리를 행사한 셈이다. 연봉 조정 신청 마감일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C 구단 한 외야수는 "주권의 조정 신청을 두고 선수들끼리도 많은 얘길 한다"고 했다. 연봉 조정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한몫한다. 이전에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2010시즌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롯데)가 연봉 조정에서 패한 뒤 '어떤 선수가 조정을 신청해도 이길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주권의 신청이 알려진 뒤 "요구액이 합리적이라면 선수가 이길 때도 됐다",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야구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2018년 도입된 대리인 제도도 영향력이 있다. 이전에는 선수가 구단과 직접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하는 부담이 따랐다. 중재위원회에선 선수 본인이 요구액의 근거를 직접 산출·제시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공인대리인들이 업무를 대신한다. 주권만 하더라도 KBO 공인대리인 강우준 변호사가 연봉 조정 과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선수로선 부담이 덜하다. 주권의 조정 과정을 지켜보는 다수의 선수가 대리인을 앞세워 연봉 조정을 신청할 여지가 앞으로는 충분하다. B 구단 단장은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내년부터 연봉 조정 신청이 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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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 논란? KT '이닝 대식가' 데스파이네와 주권

지난달 프로야구 월간 승률 1위 KT 위즈가 상승세를 탔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며 6위에 있다. 5위 KT와 타이거즈와는 반 경기 차, 4위 LG 트윈스와는 2경기 차다. 어느새 포스트시즌 진출(1~5위) 순위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런데 KT가 잘 나갈수록 '혹사' 논란도 같이 불거지고 있다.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쿠바)와 불펜 주권(25)을 향한 야구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19경기에서 116이닝을 던져 이닝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져주는 이닝이터다. 그래서 '이닝 대식가(大食家)'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가 5이닝 미만을 던진 건 지난달 19일 NC 다이노스전뿐이다. 당시 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8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그 외에는 등판 경기때마다 5이닝 이상을 꼭 던졌다. 그러면서도 10승(5패)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6홀드로 이 부문 2위에 오른 주권은 40경기에 나와 39와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홀드왕을 놓고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이닝을 많이 소화했다. 홀드 1위(17개) 이영준(키움 히어로즈)이 34경기에서 27과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홀드 3위(15개) 진해수(LG 트윈스)는 39경기에서 26과 3분의 2이닝을 기록했다. 주권은 이들보다 약 12~13이닝을 던졌다. 시즌 초반 선발투수진이 흔들리면서 불펜투수진이 고생할 때, 주로 등판하는 선수가 주권이었다. 프로야구가 하반기에 돌입하면서 각 팀들은 선수들 체력 관리에 힘쓰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에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을 염려해 주전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쉬게 하고 있다. 그런데 KT는 이닝 대식가들을 더 기용하면서 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데스파이네와 주권이 잘해주고 있지만, 이러다 정작 중요한 순간에 체력 고갈로 호투를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투수 출신인 이강철 KT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투구 스타일에 따라 많이 던지는 게 필요한 투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는 100구를 던지면서 자기 루틴을 맞춘다고 하더라. 오히려 쉬면 루틴이 어그러져 투구 밸런스가 깨지는 편"이라고 했다.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후 등판도 오히려 루틴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감독도 "후반기에 (데스파이네 몸 상태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휴식 등으로 관리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주권도 그동안 많이 던져서 올해 활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프로에 와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게 올 시즌 약이 됐다. 작년 불펜에서 풀타임 치르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최근에는 조현우, 이보근 등이 불펜에서 잘해주면서 주권의 어깨가 다소 가벼워졌다. 주권의 혹사 논란에도 KT의 베테랑 불펜투수 이보근은 주권이 조금 더 힘내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주권에게 매일 '홀드왕 꼭 해야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해야 투수로서 한 단계 더 올라서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8.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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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비주전 활용, 자구책 성패는 자신감과 투지

리빌딩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롯데가 지향하는 화두였다. 투타 주축 선수 가운데 30대 중반을 넘긴 선수가 많았고, 기존 주전이 이적하며 떠난 자리도 있었다. 포수는 일찌감치 육성 방침을 정했다. 마운드는 1990년대 생 우완투수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을 성적 향상과 세대 교체를 모두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봤다. 2019시즌 초반, 신임 감독 체제는 첫 고비를 맞았다. 지난주까지 치른 35경기에서 12승23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고 있다. 5연패만 세 번이다. 주전 중견수 민병헌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는 타선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변수 뒤 기존 주축 이대호와 손아섭까지 부진하며 정상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지난해 홀드왕 오현택, 셋업맨 구승민과 진명호의 구위가 모두 떨어졌다. 불펜 커리어가 풍부하지 않은 투수들이다. 지난해 60이닝 넘게 소화한 여파로 보인다. 감독은 당황스럽다. 투수 출신인 양 감독의 눈에 1군 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공을 갖고 있는 투수가 적지 않았다. 파격으로 평가되는 '투 트랙 1+1 선발' 운용을 시도한 이유다. 그러나 실전에서 제 기량을 보여준 투수가 드물다. 새 얼굴에 기회를 주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민병헌의 복귀가 임박했고, 박세웅과 박진형 등 2017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영건 투수들도 복귀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현재 침체된 분위기에 큰 반전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 "좋은 분위기도 이겨야 조성될 수 있다"던 이대호의 말이 답이다. 지난 두 시즌 보여준 뒷심이라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 상황에서 이기는 법을 익히는 방법밖에 없다. 숙원인 내실 있는 세대 교체를 하는 길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선발 라인업에 나서고 있는 선수들의 무게감을 꼬집는다. 외야수 허일, 내야수 강로한, 오윤석 등이다. 지난 2일 NC전 9회말 공격에서 동점 적시타를 친 고승민도 있다. 2군에 검증된 베테랑을 왜 활용하지 않느냐며 말이다. 주전 중견수와 3루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잠재력 있는 젊은 선수들을 활용할 적기다. 리빌딩과 성적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바닥을 치고 있는 성적 탓에 비난의 목소리가 크지만, 롯데 벤치의 선택과 움직임을 비정상적이라고 볼 순 없다. 등판만 하면 난타를 당하는 투수진도 마찬가지. 팀 상황이 안 좋은 때에 부담감이 커진 젊은 투수가 제 공을 던지지 못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팀 전체를 향해 '겨우내 무엇을 준비 했느냐'는 시선은 결과론일 뿐이다.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등 슬럼프를 극복할 줄 아는 선수다. 자신의 커리어를 통해 증명했다. 이 상황에서의 모든 선택이 롯데를 구원하는 방책이 되기 위해서는 새 얼굴들이 기회가 왔을 때 성장하는 게 최선이다. 자신이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포수와 3루수, 1루수는 주전 자리가 공백이다. 치열하게 자리 싸움에 임해야 한다. 외야도 마찬가지. 백업으로라도 1군에 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기회를 얻은 신인, 1.5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투수에겐 지금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가장 좋은 기회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1군 무대 등판도 요원하다. 생각을 줄이고, 원래 자신의 공을 던지는데 집중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5.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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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만성형 선수들의 등장, FA 시장에 영향 미칠까

올해 FA(프리에이전트) 시장 판도는 예측이 어렵다. 지난해 큰손으로 나선 몇몇 구단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내부에서 전력 공백을 메운 구단들이 오히려 성과를 얻었다. 꾸준히 기량과 경험을 쌓은 대기만성형 선수들이 등장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올해 FA 시장은 대어급 선수가 많지만, 투자 대비 효율을 감안하면 구단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타이틀홀더 중엔 낯선 이름이 눈에 띈다. 넥센 마무리투수 김세현이 36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고, 셋업맨 이보근이 25홀드를 기록하며 홀드왕에 올랐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뒷문을 지키던 손승락이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했다. 지난해 팀 내 홀드 1위던 조상우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이탈했다. 전력 약화가 예상됐지만 내부에서 공백을 메웠다. 김세현과 이보근 모두 데뷔 10년이 넘은 선수들이다. 이전까지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더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LG도 새 셋업맨 김지용을 얻었다. 그는 2010년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1군 무대 29경기 등판에 불과했다. 하지만 패전조로 기회를 얻은 뒤 기량을 인정받았고 시즌 후반엔 필승조까지 자리했다. 신장(177cm)은 작은 편이지만 와일드한 투구폼으로 단점을 보완했다. 빠른 공의 구위와 슬라이더의 각도가 일품이다. 시즌 초반 강속구 투수 정찬헌, 유원상의 부상 이탈과 베테랑 이동현의 부진으로 우려를 나은 우완 정통파 투수 부재를 메웠다. LG 불펜진의 단비였다. 롯데는 주전 외야수를 채웠다. 김주찬이 KIA로 이적한 2013년 이후 꾸준히 고민거리로 여겨졌다. 하지만 김문호가 데뷔 11년 만에 잠재력을 드러냈다. 그는 6월 초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후반기 체력 저하를 겪었지만 결국 3할(0.325)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만약 그가 도약하지 못했다면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외야수 보강을 고민해야했다. 외국인 타자 영입도 방향도 영향을 받는다. 반면 외부 영입으로 전력 향상을 노린 팀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롯데는 98억을 투자해 불펜 투수 손승락과 윤길현을 영입했지만, 두 선수는 후반기 매우 부진했다. 한화 역시 지난해 투수 최대어로 평가된 정우람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한화는 7위, 롯데는 8위에 그쳤다. 이미 LG는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서 외부 영입을 배제한 모양새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달 25일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하며 시리즈에서 탈락한 뒤 이와 같은 의중을 내비쳤다. 공격력 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자체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미 무명 선수들이 성장세를 보이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LG과 넥센처럼 내부 선수에게 기회를 줘 성공한 구단들이 나왔다. 다른 구단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다. 내부 FA 단속과 외부 영입은 성격이 다르다. 김광현, 양현종, 최형우 등 소위 대어급으로 불리는 선수를 영입하면 분명 전력 향상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준척급 선수에 대해선 영입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11.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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