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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 같은 1년 차? 문동주 같은 2년 차? 2025 신인왕, 누구에게 향할까 [IS 포커스]

2025년 신인왕의 주인공도 패기를 갖춘 1년 차일까. 아니면 육성과 적응을 마친 2년 차일까.지난해 KBO리그 신인왕의 주인공은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이었다. 인천고 3학년 때 청소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그는 프로 데뷔 전부터 정상급 구위로 이목을 끌었다. 일본프로야구(NPB) 구단과 연습 경기에서 호투하더니 3월 열린 LA 다저스와 스페셜 매치에서도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기세를 몰아 맞이한 정규시즌도 3승 2패 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마무리 보직을 꿰찼다. 19세이브는 고졸 신인 역대 최다 신기록이었다.지난해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대형 신인들도 제2의 김택연을 꿈꾼다. 1년 차 신인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는 1순위 지명자 정현우(키움 히어로즈)다. 정현우는 지난해 고교야구 16경기에 등판해 48과 3분의 1이닝 8승 무패 평균자책점 0.58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드래프트 전부터 최고 156㎞/h를 던진 강속구 우완 투수 정우주(한화 이글스)와 1·2순위를 예약했고, 보다 완성도를 갖춘 정현우가 1순위 영광을 차지했다. 올해 정현우의 최고 라이벌도 단연 정우주다. 1군 캠프에 합류한 정우주와 달리 정현우는 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상태다. 그래도 정현우가 신인왕 경쟁을 위한 기회에선 우위에 있다. 외국인 투수 2명과 류현진, 엄상백, 문동주가 있는 한화는 일찌감치 정우주의 불펜 기용을 예고한 바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너무 기대를 크게 가져도 안 된다. 선수도 부담을 느끼게 된다. 편안한 상황인 패전 처리부터 내보내고, 선배 타자들과 어떻게 싸우는지 한 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한화와 달리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정현우를 선발 경쟁 후보에 포함시켰다. 키움은 한화와 달리 선발진이 완전하지 않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소화한 국내 투수는 하영민(9승 8패 평균자책점 4.37)이 전부다. 김윤하, 김인범 등이 선발로 가능성을 보이긴 했으나 풀시즌 선발 투수로서 기량은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 정현우가 로테이션에만 안착해도 경쟁자들을 크게 앞설 수 있다. 야수 최대어로 꼽히는 박준순(두산 베어스)은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덕수고 3학년 때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타격상, 타점상, 홈런상,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 황금사자기 타격상과 MVP도 수상한 그는 야수 중 가장 빠른 순번에 지명됐다. 고교 시절 2루수를 소화했는데, 마침 두산은 주전 2루수 강승호를 3루수로 전향시키려 한다. 그는 이유찬, 박계범, 박준영, 여동건 등과 키스톤 콤비 빈자리를 두고 경쟁할 예정이다. 확고한 주전이 없어 경쟁 우위만 점한다면 1군 연착륙을 기대해볼만 하다. 박준순은 "전반기가 끝나기 전까지 1군에 올라가는 걸 목표로 잡겠다. 최종 목표는 신인왕이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겠다"고 다짐했다.신인왕이 1년 차 선수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KBO리그는 5년 차 이하, 투수 30이닝 이내, 타자 60타석 이하를 소화한 선수라면 1년 차가 아니라도 신인왕 후보 자격을 부여한다.김택연에 앞서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도 2년 차다. 광주진흥고 때부터 던진 강속구로 주목을 받았지만, 1년 차인 2023년엔 부상 회복에 집중하며 13경기 1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첫 해 욕심내지 않은 덕분에 2023년엔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성장했고, 어렵지 않게 신인왕을 수상했다. 문동주보다 먼저 신인왕을 수상한 정철원(두산)도 '중고 신인' 출신이다. 2018년 입단했지만 1군 데뷔를 이루지 못했던 그는 5년 차인 2022년 1군에 데뷔해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고 신인왕을 가져갔다. 신인왕 자격을 유지한 2년 차 투수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육선엽(삼성 라이온즈)이다. 육선엽은 지난해 1군 11경기에 나섰지만, 17이닝만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1군 성적이 인상적이지 않아도 2군에선 기량을 증명했다. 퓨처스리그 20경기에 등판한 그는 2패 2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피안타율 0.229를 기록했다. 다만 2군에서도 40이닝 동안 볼넷 31개를 기록한 제구 불안(1군 17이닝 볼넷 17개)은 숙제다.3년 차지만, 지난해 1군 데뷔하고 9와 3분의 1이닝만 던진 신영우(NC 다이노스)도 기대주다. 경남고 시절부터 정상급 구위와 제구 불안을 동시에 보여준 그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 제구 불안은 여전하다. 48과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 40개, 사구 11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탈삼진이 무려 69개에 달했다. 최근 호주프로야구(ABL) 퍼스 히트도 다녀왔는데, 31과 3분의 1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확인했다. 팔꿈치 불편감(염증 진단)을 느끼고 조기 귀국했지만 2025년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한 비시즌이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29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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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커브 배우고 싶다"는 정우주, 한화 "구위 확실, 무서울 정도로 발전할 투수"

"류현진(37·한화 이글스) 선배님 커브를 배우고 싶어요."전주고 정우주(18)가 걸출한 선배들이 기다리는 한화 이글스로 향한다. 동세대 영건 파이어볼러들도,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에이스도 모두 한 팀에 있다.정우주는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지명 순위에 이변은 없었다. 정우주는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와 함께 일찌감치 최대어로 분류됐다. 최고 156㎞/h를 던지는 구위는 올해 투수 참가자 중 명실상부한 최고로 꼽혔다.한화는 정우주를 뽑으면서 4년 연속 투수에 첫 번째 카드를 쓰게 됐다. 지난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 문동주를 선택했던 한화는 2023 신인 드래프트 때도 김서현을, 2024 때 역시 황준서를 선택했다. 문동주는 오른손 선발 투수, 김서현은 사이드암스로에 가까운 스리쿼터 마무리 투수, 황준서는 왼손 포크볼 투수로 각기 유형이 다르다. 여기에 오른손 스플리터 강속구 투수 정우주가 합류한 셈이 됐다. 행사 후 인터뷰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우주는 "1순위 목표는 있었지만 (2순위로) 한화에 와 기분 좋다. 1만% 만족한다"며 "한화는 내게 포근한 이미지로 다가온 팀이다. 팬분들께서도 정말 좋은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관계자분들, 선배님께도 그런 이미지가 느껴졌다"고 떠올렸다.빠른 구속 덕에 메이저리그(MLB) 구단에게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해외 진출 대신 한화행을 골랐다. 최근 2년 동안 최고 강속구 투수였던 덕수고 심준석, 마산용마고 장현석이 해외 진출을 선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우주는 "MLB 도전에 대해 마음이 100% 서지 않았다. 어정쩡하게 가면 헤멜 것 같았다. KBO리그에서 확실히 증명하고 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전했다.한화행이 유력해진 정우주에겐 "문동주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이 따랐다. 문동주 역시 고교 시절 최고 156㎞/h를 던졌고, 주 무기도 정우주의 스플리터와 유사한 포크볼이었다. 입단 첫 해 부상 회복과 밸런스 조정에 전념한 문동주는 2년 차인 지난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 신인왕에 올랐다.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에이스로도 활약했다.정우주는 "(문동주 선배와 많이 비교해주시는데) 내겐 정말 비교하기 과분한 분이다.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 영광"이라며 "내 목표는 160㎞/h 이상 던지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열심히 운동한다면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KBO리그에서 공식 기록 상 160㎞/h를 넘긴 국내 투수는 문동주가 유일하다. 또 다른 팀 메이트가 될 '레전드' 류현진에 대해서도 정우주에게 물었다. 그는 "주변에서도 선배님께 많이 배우라고 하시더라. 류현진 선배님뿐 아니라 모든 한화 선배님께 조언 구하고, 같이 야구하고 싶다"며 "류현진 선배님께는 특히 커브를 배워보고 싶다. 느린 변화구가 없어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정우주의 주 무기는 스플리터다. 종변화구지만 구질 성격상 '패스트볼'에 가깝다. 특히 정현우처럼 직구가 빠른 투수라면 타이밍을 빼앗는 오프스피드가 더 위력을 발휘하는 만큼 정현우도 세 번째 구종을 욕심낼 법 했다. 류현진은 동산고 때도 주 무기가 커브였고, MLB로 넘어간 후 체인지업 다음 가는 무기로 커브를 선택해 롱런에 성공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체인지업 기복이 심할 때 류현진의 커브가 그를 도왔다.정민혁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정우주의 직구는 구속만 빠른 게 아니라 수직 무브먼트, 회전수가 상당히 좋다. 1군 선수들과 비교해도 상위권"이라며 "많이 던지진 않았지만 스플리터와 슬라이더의 가치도 좋다. 밸런스만 잡는다면 무서울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커브를 배우고 싶어했다는 말을 전하자 정 팀장은 "느린 커브가 있으면야 당연히 좋다. 다만 정우주는 이미 너무 좋은 구질들을 가졌다. 본인 장점만 잘 살릴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정우주 지명으로 한화는 재도약을 꿈꿀 '황금 세대'는 일단 갖춰놨다. 문동주가 1군 안착을 마친 가운데 올해 김서현도 후반기 필승조로 활약하며 알을 깨기 시작했다. 1년 차지만 황준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정우주까지 더해진다면 류현진과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마운드 주요 보직들을 영건들이 이끌 수도 있다. 정 팀장은 "정우주는 공만 좋은 게 아니라 생각도 건강한 선수다. 자신이 해야 할 게 무엇인지, 공을 던지면서 준비할 게 무엇인지, 어떻게 꾸준하게 잘 던질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줄 안다. 1군 선발 안착이 충분히 가능한 투수"라고 설명했다.정민혁 팀장은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정우주 다 각각 다른 재능을 가져 비교하긴 어렵다. 다만 정우주의 직구는 KBO리그 전 구단을 통틀어 상위권이라 확신한다"며 "본인이 강하게 던지려고만 하면 언제든 구속이 나올 투수다. 다만 욕심을 안 내도 이미 좋은 공을 던지기에 투구 밸런스만 정립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구단의 청사진이 잘 그려지는 건 확실하다. (앞으로는) 우리가 얼마나 서포트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1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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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58㎞까지, 150㎞ 이상 투수만 6명…한국 야구 이끌 차세대 주역

덕수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한국 야구를 이끌 차세대 주역들이 등장했다.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는 덕수고가 강릉고에 5-4, 9회 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덕수고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정현우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기량과 인성 모두 가르칠 게 별로 없는 최고의 선수다. 오늘 우승의 일등공신이 아닌가 싶다"라고 평가했다. 강릉고 선발 투수 박지훈의 투구도 대단했다. 이제 막 고교에 입학한 1학년 투수의 데뷔전 무대가 결승전이었는데, 7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비록 경기는 졌지만 좋은 투수 한 명 발굴했다. 신입생답지 않게 밸런스가 좋고 짧은 기간 급성장했다"라고 성장을 기대했다. 한국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조기 탈락했다. 특히 마운드에서의 전력 격차를 확인했다. 향후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려면 마운드가 탄탄해야 하고, 이를 위해 새 얼굴의 등장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93개 팀, 약 3500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이번 대회에서 최고 시속 150㎞ 이상을 던진 투수만 총 6명이다. 마산용마고 3학년 우완 투수 장현석은 최고 시속 158㎞ '광속구'를 던졌다. 3학년 우완 인천고 김택연과 서울고 이찬솔은 최고 시속 152㎞를 찍었다. 강릉고 조대현은 151㎞, 장충고 황준서·육선엽은 최고 시속 150㎞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드래프트 상위권 지명이 예상되는 서울고 전준표와 부산고 원상현(이상 149㎞) 휘문고 김휘건·장충고 김윤하(148㎞) 등도 빠른 공을 던졌다. '강릉고 오타니'로 불리는 조대현은 별명답게 투타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번 대회 타자로 7경기에서 타율 0.481(27타수 13안타) 9타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6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0.00을 올렸다. 20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2실점했지만, 모두 비자책이었다. 지난 9일 강력한 우승 후보 장충고와 준결승전에서 5이닝 2실점(0자책) 호투로 결승행을 이끌었다. 강릉고는 육청명이 재활 중인 가운데, 에이스를 맡고 있는 조대현은 준결승전에서 82구를 던져 투구 수에 따른 휴식일 보장(3일 휴식) 규정에 따라 결승전 등판이 불가능했다. 경북고에서 투타 겸업 중인 전미르는 이번 대회 4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64를, 타자로는 5경기서 타율 0.286 7타점을 기록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4.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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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째 우승' 정윤진 덕수고 감독 "멋진 경기 펼친 강릉고에 감사"

덕수고가 2023년 첫 전국대회 정상에 오르며 고교야구 최강임을 증명했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강릉고를 5-4로 꺾고 우승했다. 야구 명문 덕수고는 2021년 봉황대기 이후 2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선 첫 번째 우승이다. 덕수고는 2-3으로 뒤진 8회 말 4-3으로 역전했지만, 9회 초 4-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4-4로 맞선 9회 말 무사 1, 3루에서 배승수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이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2008년 모교 사령탑에 부임한 뒤 개인 통산 1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더 재밌게 우승 헹가래를 해주려고 한 것 같다"고 웃으며 "경기 중간에 많은 찬스가 있었는데 주루사와 수비 실책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강릉고에 끌려갔지만 선수들에게 '7~8회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는데 정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0자책)으로 호투한 정현우에 대해선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기량과 인성 모두 가르칠 게 별로 없는 최고의 선수다. 오늘 우승의 일등공신이 아닌가 싶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8경기에서 타율 0.550(20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3학년 외야수 백준서가 선정됐다. 정 감독은 "(백)준서가 8강전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목을 다쳐 타격도 제대로 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주장의 책임감 속에 주사를 맞고 경기에 출전했다. 리더십이 정말 좋은 선수다. 앞으로 프로에 진출하면 잘 성장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반면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한 3학년 투수 안정호와 유재동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정윤진 감독은 최재호 강릉고 감독과 덕수고에서 코치-사령탑으로 7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정 감독은 "강릉고의 저력이 대단한다는 것을 느꼈다. 최 감독님이 내세운 선발 투수(강릉고 1학년 우완 박지훈, 7이닝 2실점)가 전혀 대비하지 못한 선수였다. 비밀병기였다"라며 "볼이 정말 좋더라. 당황했다. 앞으로 굉장히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비록 우리가 우승했지만 멋있는 경기를 해준 강릉고 선수단에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4.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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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데뷔전이 결승전, 강릉고 16세 투수 7이닝 1자책 호투"굉장하다"

강릉고 1학년 우완 투수 박지훈(16)의 고교 무대 첫 등판은 다름 아닌 결승전이었다. 강릉고는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박지훈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제 막 고교에 진학한 1학년 투수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침착하게 잘 던졌다.강릉고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덕수고와의 결승전에서 9회 말 4-5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박지훈이 마운드를 지킨 7회까지 3-2로 앞서다가 8~9회 연속 실점으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산전수전 다겪은 최재호 강릉고 감독이 내정한 선발 투수는 박지훈이었다. 천안 남산초-경기 개군중 출신의 박지훈은 지난달 강릉고에 진학했다. 이날 전까지 주말리그를 포함해 고교 무대 기록이 전혀 없다. 강릉고 3학년 우완 육청명은 현재 재활 중이다. 조대현은 준결승전에서 82구를 던져 투구 수에 따른 휴식일 보장(3일 휴식) 규정에 따라 결승전 등판이 불가능하다. 최재호 감독은 "덕수고에 기량 면에선 뒤지나 우리 학교에 전투할 만한 선수들이 있다. 박지훈이 첫 등판에 나서지만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야 스타가 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장 1m88㎝, 84㎏의 뛰어난 체격 조건을 갖춘 박지훈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 1사 후 안타를 내준 뒤 4번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 2루에서 덕수고 우정안에게 선제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강릉고는 이어진 2회 초 공격에서 2점을 뽑아 2-1로 역전했다. 박지훈은 5회 말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상대 희생번트 때 1루 송구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동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강릉고는 7회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뽑았고, 7회 말 상대 연속 주루 미스로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았다. 박지훈은 이날 7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100개. 고교 무대 데뷔전이었던 결승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개인 통산 15번째 고교 무대 정상에 오른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최재호 감독님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비밀병기를 내세웠다. 볼이 정말 좋더라. 굉장히 당황했다. 굉장히 큰 선수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재호 감독은 "오늘 졌지만 잘 싸웠다. 좋은 투수 한 명 발굴했다"고 말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4.11 17:27
예능

'최강야구', 고교 최강 덕수고 7이닝 콜드게임 勝‥송승준 MVP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송승준과 이승엽의 활약 속에 덕수고등학교와의 2차전에서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는 덕수고의 2차전, 그리고 또 다른 명문 고교 충암고와 최강 몬스터즈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송승준은 선발 투수 장원삼의 팔꿈치 통증으로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으로 덕수고 타자들을 제압했다. 특히 현역 시절 3연속 완봉승으로 얻은 '송삼봉'이라는 별명답게 강철 체력과 삼진 퍼레이드를 뽐내며 맏형으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강 몬스터즈의 발목을 잡은 건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2루타를 치고 나간 서동욱이 다리 통증을 호소하자 이승엽 감독은 타격 헬멧을 찾았다. 더 이상 출전할 선수가 없자 이승엽 감독이 직접 대주자로 출전한 것. 그라운드로 나선 이승엽 감독의 헌신에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해설진 역시 "대주자 이승엽은 처음 본다. 뭉클하다"며 감탄했다. 이승엽 감독은 "팀이 위기일 땐 누군가는 메워야 한다. 팀플레이에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풍경의 배턴은 송승준이 이어받았다. 선수 부족에 타자로 나서게 된 송승준은 보호장구를 착용하며 "이거 어떻게 매는 거였지? 까먹었다"고 낯설어 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고교 괴물 투수 심준석의 매서운 투구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타석에 올라선 송승준은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며 출루 의지를 보였고, 결국 외야까지 공을 날려 야구 천재라는 칭찬을 받았다. 하나로 똘똘 뭉친 최강 몬스터즈는 투혼을 발휘하며 덕수고를 7회 콜드게임으로 매조지으며 조기퇴근에 성공한다. 이날 MVP는 만장일치로 송승준이 차지했다. 송승준은 "원삼이 것을 대신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섯 번은 더 받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2연승을 거둔 최강 몬스터즈는 다음 상대로 충암고를 마주했다. 경기 전 라인업 발표에선 이대은과 김문호가 새롭게 합류, 보다 강력해진 전력을 구축하며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최강 몬스터즈는 선발 투수 송승준과 영건 3인방의 활약 속에 선취점을 올리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과연 충암고와 경기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최강 몬스터즈는 부상이 속출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는 팀플레이로 스포츠가 선사하는 진정한 감동을 시청자에게 선물했다. 또한 이대은과 김문호의 합류로 한층 더 강하고 매력 넘치는 팀으로 진화할 것을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다. '최강야구'는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2022.06.21 09:30
야구

[개막특집]2021년은 슈퍼루키의 전쟁

2020시즌 신인왕 레이스는 KT 선발 투수 소형준(20)의 독주 체제였다. 올 시즌은 '역대급' 경쟁이 예상된다. 고교 시절부터 '슈퍼 루키' 자질을 드러낸 장재영(19·키움)·이의리(19·KIA)·김진욱(19·롯데)이 입단 첫해부터 리그를 놀라게 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에이스 기근에 시달리는 KBO리그에 활력이 될 전망이다. KIA 1차 지명 좌완 투수 이의리는 스프링캠프 전까지 장재영·김진욱보다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두 달 만에 평가를 뒤집었다. 평가전에서 무실점을 이어간 그는 지난달 25일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 선발 등판에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0㎞까지 찍히는 강속구, 간결한 팔 스윙, 그리고 자연스러운 디셉션(deception·공을 던지기 직전까지 숨기는 기술)이 돋보였다. 이대호·손아섭 등 리그 대표 타자들과 씩씩하게 승부했다. 이의리는 두 번 등판한 시범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탈삼진은 10개나 잡아냈다. 미국에서 구단 동영상을 통해 이의리의 투구를 본 양현종이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 나보다 나은 것 같다"며 감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이의리를 2선발로 낙점했다. 파격적인 결단이었다. 오는 4일 그와 상대할 김태형 두산 감독도 "(홈플레이트 앞에서) 떠오르는 공이 좋더라"라며 경계했다. 이의리는 겨우내 KIA 트레이닝 파트에서 제공한 근·체력 관리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했다. 체중을 7㎏ 찌워 현재는 90㎏. 덕분에 포심 패스트볼에 힘을 실렸다. 팀 선배 김유신으로부터 체인지업 구사 방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의리는 "양현종 선배의 빈자리를 메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롯데 1라운더(2차 신인 드래프트) 김진욱도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줄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강릉고 2학년이었던 2019년, 1년 선배들을 제치고 아마추어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3학년이었던 지난해는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은 김진욱에 대해 "제구력과 경기 운영 모두 완성형이다.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투수"라고 입을 모았다. 김진욱은 1차 스프링캠프를 2군에서 소화했지만, 실전이 진행된 2차 캠프에서는 1군 등판 기회를 얻었다. 지난달 21일 등판한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는 2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8㎞. 경기 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흔들린 뒤에도 금세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더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롯데는 김진욱을 팀 마운드를 이끌어갈 미래 에이스로 보고, 데뷔 시즌 이닝 제한(1·2군 합계 100이닝)을 두기로 했다. 철저하게 관리하면서도 1군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장재영은 고교(덕수고) 1학년부터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았다. 고교 시절 내내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키움을 장재영을 1차 지명한 뒤 계약금 9억원(역대 2위)을 안겼다. 장재영은 평가전에서 시속 155㎞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⅔이닝 동안 3볼넷 3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26일 NC전에서도 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28일 KIA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불안한 면이 있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고교 시절부터 장재영을 지켜봤다. 현재 제구가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투구 폼에서는 문제를 찾을 수 없다. 경험이 쌓이면 스스로 감을 잡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9시즌 신인왕 정우영(LG)은 불펜 투수, 2020시즌 신인왕 소형준은 선발 투수였다. 보직이 신인왕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임무 수행력이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 세 신인 모두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2021.04.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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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8억원 얘기가 돈다"…관심 쏠리는 장재영의 계약금

장재영(18)의 프로 입단 계약금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까. 장재영은 24일 발표된 '2021년 신인 1차 지명'에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키움은 서울 연고 세 팀(키움·두산·LG) 중 가장 빠르게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고 예상대로 덕수고 오른손 투수 장재영을 찍었다. 장재영은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로 1차 지명 전부터 '신인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심이 쏠리는 건 계약금이다. 장재영은 덕수고 1학년 때부터 시속 150㎞ 빠른 공을 던졌다. 올 시즌엔 비공식적으로 시속 157㎞를 찍었다. 체격조건(188㎝·92㎏)이 탄탄하고 커브, 스플리터를 비롯한 변화구 구사 능력도 준수하다. 청소년대표로도 활약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고심 끝에 미국 진출 의사를 접고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A 구단 고위 관계자는 "스카우트 사이에선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한 보상 차원에서 키움이 8억원 정도의 높은 계약금을 제시할 거라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B 구단 스카우트는 "올 시즌 보여준 성적에 비해 제법 많은 계약금을 준다는 말이 있긴 하다"고 했다. KBO리그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은 2006년 KIA 한기주가 받은 10억원이다. 공동 2위가 1997년 LG 임선동, 2002년 KIA 김진우, 2011년 한화 유창식이 기록한 7억원. 키움 구단 역사상 최고액은 2018년 안우진의 6억원이다. 최근엔 신인 1차 지명 계약금 수준이 크게 낮아졌다. 대부분 2~3억원 안팎에서 사인을 마친다. 지난해 1차 지명 대상자 10명 중 계약금 3억원을 넘긴 건 KT 소형준(3억6000만원)과 LG 이민호(3억원) 둘뿐이었다. NC 유니폼을 입은 김태경의 계약금은 1억5000만원이었다. 4~5억원만 하더라도 꽤 높은 금액인데 장재영은 그 이상을 넘보고 있다. 엇갈린 시선도 존재한다. C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장재영의 포텐(잠재력)은 확실하지만, 현재 투구하는 걸 보면 공만 빠르다. 객관적으로 보면 윤성빈(롯데)이 받은 계약금 수준이 적당해 보인다"고 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윤성빈은 2017년 롯데 1차 지명을 받은 뒤 계약금 4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장재영과 마찬가지로 고교 시절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졌고 미국 진출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국내 잔류를 택해 KBO리그에 입단했던 케이스다. B 구단 스카우트는 좀 더 냉정하게 바라봤다. 그는 "능력은 장재영이 위인데 멘탈을 비롯한 발전 가능성을 봤을 때는 이의리가 더 낫다"고 했다. 광주제일고 졸업 예정인 왼손 투수 이의리는 KIA 1차 지명을 받았다. 올해 고교리그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이다. 34⅔이닝 동안 삼진을 53개(사사구 9개)나 잡아냈다. 장재영의 시즌 성적(1승 평균자책점 6.55)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장재영은 10⅔이닝을 소화하며 사사구 14개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월 청룡기 대구고전에선 ⅓이닝 4사사구 1실점으로 무너졌다. 고교 3년 동안 내준 사사구가 총 44개(47이닝)다. 공은 빠른 데 컨트롤이 안정되지 않으니 구위가 둘쭉날쭉하다. 키움은 장고에 들어갔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계약금 고민은 당연히 한다. 이제 선수 측이랑 얘기를 해야 하는 데 둘 다 만족하는 금액에 (사인)했으면 한다. 계약은 상호 간 동의가 있어야 하는 거라서 결과에 대해선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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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신인’ 양창섭이 삼성에 던진 희망

18세 6개월 6일, 고졸 신인 투수의 프로 데뷔 첫 승은 삼성에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가 던진 공은 삼성에 큰 희망이다. KBO 리그에 신선한 새 바람을 몰고 온 삼성 양창섭(19)의 이야기다.양창섭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0 승리를 견인, 프로 첫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양창섭은 고졸 신인 투수만 작성할 수 있는 의미있는 기록에 여럿 이름을 올렸다. 고졸 투수 역대 6번째로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기록했다. 김태형(롯데, 1991년롯데) 김진우(KIA, 2002년) 류현진(한화, 2006년) 임지섭(LG, 2014년) 하영민(넥센,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또 역대 최연소(28일 기준, 18세 6개월 6일) 데뷔 첫 경기 선발승 투수의 주인공이 됐다. 2006년 4월 12일 잠실 LG전에서 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괴물 투수'의 등장을 알린 한화 류현진(현 LA 다저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 첫 경기에서 무실점 선발승을 올렸다. 삼성은 지난해 9월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양창섭을 지명했다. 양창섭은 덕수고 출신으로 2016~2017년 2년 연속 황금사자기 최우우선수에 선정된 유망주였다. 당시 수도권 구단의 1차지명 후보로 평가됐지만, 그를 선택한 팀은 없었다. 2차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가 '괴물 신인' 강백호를 지명하자 삼성은 아무 고민없이, 주저하지 않고 양창섭을 지명했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우리팀이 양창섭을 지명하는 기회를 얻게 될줄 몰랐다"고 기뻐했다.양창섭을 뽑은 삼성은 "최고구속 148km의 빠른공에 수준급의 경기 운영능력, 제구력까지 갖춘 완성형 투수로 보고 있다. 입단 첫 해부터 1군에서 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인상 깊은 데뷔전을 소화하고, 1군에서 빨리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하진 못했다. 삼성 선발진에 변수가 생기면서 양창섭이 기회를 얻게 됐다. 4선발 후보 우규민이 허리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이탈했다. 당시 백정현도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선발진에 두 자리가 비었다. 양창섭은 일본 오키나와 평가전(3경기 7이닝 1실점)에 이어 시범경기(2경기, 7이닝 1실점)에서도 호투했고, 삼성의 개막 네 번째 경기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고졸 신인 투수가 입단 첫해 소속팀의 개막 5경기 이내 선발 등판한 21번째 선수다.양창섭은 삼성 선발진의 한 줄기 빛이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수 악몽에 시달리는 삼성은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가 KBO 리그 데뷔전에서 각각 6⅔이닝 5실점, 3⅓이닝 9실점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베테랑' 우규민까지 당분간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김한수 감독은 양창섭의 주 2회(화-일) 등판을 자제하며, 보호에 나설 계획이다.삼성으로선 지난 시즌 출발을 떠올리면 양창섭의 데뷔 첫 승이 더욱 의미있다. 삼성은 지난해 개막 2연패 뒤 1승, 그리고 또 다시 7연패에 빠졌다. 부진한 출발 탓에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결국 하위권에서 허덕이다 창단 첫 '2년 연속 9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개막전에서 두산을 꺾고 기분 좋게 이겼지만 이후 2연패를 당한 경기에서 내용이 안 좋았다. 25일 두산전은 외야수 박해민의 결정적인 실책이 패배의 빌미가 됐고, 27일 KIA전에서 보니야의 부진으로 0-17 참패를 당했다. 자칫 28일 경기까지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KIA에 내줬을 경우 연패가 길어지며 시즌 초반 분위기가 지난해와 비슷할 위기였다. 하지만 고졸 신인 투수의 깜짝 데뷔로 승리와 더불어 팀 분위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예상치 못한 카드, 그것도 신예 선수 기용이 성공하면 팀 분위기에는 더욱 효과적이다. 신예 투수의 등장에 목말랐던 삼성이기에 양창섭의 등장이 더욱 반갑다. 그동안 타선에는 박해민, 구자욱 등 '중고 신인'이 나타났다. 하지만 2010년대 마운드에는 심창민 외에 딱 떠오르는 신예 투수가 없다.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 당시에는 워낙 쟁쟁한 선수가 많아 젊은 투수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안 됐고, 최근에는 기대 만큼 신예 투수의 성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 시즌 kt 강백호, 롯데 한동희 등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히는 양창섭이 첫 경기에서 가능성을 입증하고, 삼성 마운드에 희망을 안겼다. 그의 데뷔 첫 경기 선발승이 여러모로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광주=이형석 기자 2018.03.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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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감독 눈도장 찍은 양창섭, "많이 배우고 싶다"

과연 '슈퍼 루키' 양창섭(19)이 삼성 마운드의 대들보로 성장할 수 있을까.양창섭은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총 세 차례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달 22일 일본 니혼햄과의 경기에선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지난 7일 LG전에선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그는 "기대와 함께 긴장도 많이 했다. 그러나 형들이 잘해줘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며 "프로에 와서 많은 코치님들에게 여러 가지를 배우니까 야구에 대해서 다시 자세히 알게 됐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스프링캠프 동안 목표로 했던 건 모두 소화했다. 양창섭은 "첫날부터 생각한 게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아프지 않고 여러 가지 배우자는 거였다. 연습 경기 때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과 볼넷을 내주지 않는 컨트롤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돌아봤다. 결과는 대만족. 김한수 감독은 "확실히 좋은 결과물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조율을 해서 기회를 주겠다"며 백정현·김대우·장원삼 등과 함께 양창섭을 선발 후보군에 넣었다.크게 우려했던 부분도 문제 없었다.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양창섭은 덕수고 에이스였다. 졸업반 때 7승2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해 전국구 에이스로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등판하는 횟수가 많았고, 50⅓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 692개. 혹사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고, 지금도 던지는데 전혀 문제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강백호(kt) 곽빈(두산) 등과 펼칠 신인왕 경쟁에 대해 "고등학교 때 다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이고, 대표팀에서도 만났던 선수들이다.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며 "프로에서는 팀도 다르고 라이벌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삼성은 오프시즌 동안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를 영입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춰야 하는 양창섭 입장에선 기대가 큰 사안이다. 그는 "처음엔 긴장이 돼 공을 바닥에 꽂고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강민호 선배의 조언대로 피칭을 했는데, 확실히 밸런스가 잘 잡히더라. '이래서 국가대표 포수구나'하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추어와는 다르게 프로는 매일 경기가 있어 체력관리가 중요하다고 윤성환 선배가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삼성 마운드는 올 시즌 변화가 크다.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교체했고, 윤성환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다. 무한경쟁 속 양창섭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성적보다는 첫 시즌이니까 1군에 오래 있으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3.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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