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은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총 세 차례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달 22일 일본 니혼햄과의 경기에선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지난 7일 LG전에선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그는 "기대와 함께 긴장도 많이 했다. 그러나 형들이 잘해줘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며 "프로에 와서 많은 코치님들에게 여러 가지를 배우니까 야구에 대해서 다시 자세히 알게 됐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스프링캠프 동안 목표로 했던 건 모두 소화했다. 양창섭은 "첫날부터 생각한 게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아프지 않고 여러 가지 배우자는 거였다. 연습 경기 때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과 볼넷을 내주지 않는 컨트롤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돌아봤다. 결과는 대만족. 김한수 감독은 "확실히 좋은 결과물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조율을 해서 기회를 주겠다"며 백정현·김대우·장원삼 등과 함께 양창섭을 선발 후보군에 넣었다.
크게 우려했던 부분도 문제 없었다.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양창섭은 덕수고 에이스였다. 졸업반 때 7승2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해 전국구 에이스로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등판하는 횟수가 많았고, 50⅓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 692개. 혹사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고, 지금도 던지는데 전혀 문제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강백호(kt) 곽빈(두산) 등과 펼칠 신인왕 경쟁에 대해 "고등학교 때 다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이고, 대표팀에서도 만났던 선수들이다.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며 "프로에서는 팀도 다르고 라이벌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삼성은 오프시즌 동안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를 영입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춰야 하는 양창섭 입장에선 기대가 큰 사안이다. 그는 "처음엔 긴장이 돼 공을 바닥에 꽂고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강민호 선배의 조언대로 피칭을 했는데, 확실히 밸런스가 잘 잡히더라. '이래서 국가대표 포수구나'하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추어와는 다르게 프로는 매일 경기가 있어 체력관리가 중요하다고 윤성환 선배가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삼성 마운드는 올 시즌 변화가 크다.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교체했고, 윤성환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다. 무한경쟁 속 양창섭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성적보다는 첫 시즌이니까 1군에 오래 있으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