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kt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이 수비수를 향해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6.11.3 [연합뉴스]
구속보다는 제구, 압도적인 구위보다 확실한 결정구에 주목했다. KT 위즈는 외국인 투수 교체 과정에서 기존의 영입 공식과 다른 선택을 했고, 그 승부수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빛을 발했다. 데이비스 대니엘(29)의 호투 뒤에는 KT의 오랜 관심과 치밀한 영입 전략이 있었다.
대니엘은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해 군더더기 없는 투구로 아웃카운트 18개를 책임졌다.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 7회 구자욱에게 허용한 투런 홈런이 옥에 티였지만, 대니엘의 안정적인 투구를 앞세운 KT는 6회까지 8-0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강력한 구위로 승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제구와 영리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정규시즌 내내 보여준 안정감이 가장 큰 무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5회초 kt 선발투수 대니엘이 역투하고 있다. 대니엘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026.11.3 [연합뉴스]
지난 7월 30일 맷 사우어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대니엘은 영입 당시부터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 투수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구위형 투수와는 다소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나도현 KT 단장은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탈삼진과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투수"라고 말했다.
대니엘은 KT가 갑작스럽게 발굴한 자원이 아니었다. KT는 몇 년 전부터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꾸준히 지켜봤다. 다만 아쉬운 구속이 걸림돌이었다. 무엇보다 당시 소속 구단이 대니엘을 쉽게 내주지 않으면서 실제 영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KT의 시선이 달라진 것은 외국인 투수 교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였다. 사우어의 대체 자원을 물색하면서 KT는 여러 구단이 선호하는 전형적인 구위형 투수만 고집하지 않았다. 대신 안정적인 제구력과 타자를 잡아낼 수 있는 확실한 결정구를 갖춘 투수로 눈을 돌렸다. 구속이라는 기준에 얽매이기보다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지를 우선순위에 둔 것이다.
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kt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이 6회초를 마친 뒤 수비수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11.3 [연합뉴스]
대니엘은 KT가 찾던 조건에 부합하는 자원이었다. 문제는 계약 변수였다. 앞서 6월 어깨 부상을 당한 케일럽 보쉴리의 대체 선수를 찾을 때도 KT는 대니엘 측과 접촉했다. 하지만 이적료 등 세부 조건이 맞지 않았다. 결국 KT는 로건 앨런을 영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사우어의 대체 선수를 찾는 과정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KT가 원하는 투수 유형과 대니엘의 영입 가능성이 절묘하게 맞물린 것. 여기에 오랜 기간 쌓아온 관계도 힘을 발휘했다. KT 관계자는 "몇 년 동안 대니엘 측과 지속적으로 친분을 쌓아 놓아서 그나마 수월하게 계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니엘의 강점은 마운드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상당히 영리한 투구를 한다는 평가다.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단순히 구속으로 승부하기보다 볼 끝의 움직임과 제구를 앞세워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여기에 성격까지 차분하다.
KT 위즈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스 대니엘. 수원=윤승재 기자
KS 1차전에서 보여준 대니엘의 호투는 KT의 발상의 전환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구위형이 아니라는 점이 약점으로 여겨졌던 투수. KT는 오히려 그 지점에서 대니엘의 '가치'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