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삼성의 턱밑 추격을 뿌리치고 1점차 승리를 지켜낸 kt 마무리 박영현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3세이브라고 할걸, 괜히 4세이브라고 해서..."
인터뷰를 기다리던 박영현(KT 위즈)을 이강철 KT 감독이 지나치다 한 마디를 건넸다. "영현아, 미안하다."
이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했던 말을 두고 사과를 한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일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미디어데이에서 "KS 최우수선수(MVP)는 박영현이 될 것 같다. 4세이브를 하고 우승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4세이브는 곧 4승이다. 하지만 4번의 승리가 모두 피말리는 승부 끝에 이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2일 경기도 수원시 라다마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kt wiz 이강철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1차전이 특히 그랬다. 이날 KT는 삼성 라이온즈에 6회까지 8-0으로 앞서다가, 불펜진의 부진으로 7~8회에 7실점하며 끝까지 쫓겼다. 결국 박영현이 8회 1아웃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박영현이 폭투 실점 하나를 범하긴 했지만, 1점 차를 잘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런 흐름을 본 이강철 감독 역시 마음이 불편했을 터. 괜히 세이브 이야기를 해서 쉽게 끝났을 경기가 세이브 상황으로 이어진 것 같아 박영현에게 농담을 건넨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박영현은 덤덤했다. 경기 후 만난 박영현은 "6회에 이미 내 루틴을 마치고 있었다. '오늘 무조건 마운드에 오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상황에 등판할지 몰라 미리 준비를 다해놨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만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서 무조건 막자는 생각뿐이었다. 직구가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며 "(1아웃에서) 류지혁 선수가 친 타구가 무조건 희생 플라이가 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안 됐다. 그런데 폭투로 결국 희생 플라이를 내준 것처럼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폭투가 나왔을 때 '망했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곧 마음을 다잡고 막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라고 덧붙였다.
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삼성의 턱밑 추격을 뿌리치고 1점차 승리를 지켜낸 kt 마무리 박영현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3주를 쉬고 나선 첫 경기. 공교롭게도 박영현은 길게 쉬고 던진 경기에서 잘 못 던지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보란듯이 깼다. 박영현은 "모두가 걱정했듯이, 내가 오래 쉬면 못 던진다는 말들이 있었는데 오늘로서 정리된 것 같다"라며 웃었다.
사실 박영현은 10월 말 진행했던 연습경기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 뒤로 공을 많이 던져 왔다는 후문이다. 그 덕에 중요한 KS 1차전에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KT는 73.8%의 우승 확률을 잡았다. 역대 KS에서 1차전 승리 팀은 42차례 중 31차례 정상에 올랐다. 박영현은 "1차전을 잡는 게 정말 중요했는데, 타자들이 점수 낼 만큼 내고, 나온 투수들도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은 것 같다. 이겨서 정말 기분 좋다"라면서 "중요한 경기에서 세이브를 해서 기분이 좋다. 남은 경기 잘해서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다짐했다.